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에 대해 “역사 왜곡”이라고 비판하자 이 지사는 “구태 색깔 공세”라고 맞대응했다./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에 대해 “역사 왜곡”이라고 비판하자 이 지사는 “구태 색깔 공세”라고 맞대응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대권 경쟁 구도에서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처음으로 정면 충돌했다. 두 사람의 공방전은 윤 전 총장이 이재명 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을 저격하면서 시작됐다.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셀프 역사 왜곡,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광복회장의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란 황당무계한 망언을 집권세력의 차기 유력후보 이재명 지사도 이어 받았다”며 “‘대한민국은 친일세력들과 미 점령군의 합작품으로 탄생했다’ 온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이에 대해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다는 것이 더 큰 충격”이라며 “그들은 대한민국이 수치스럽고 더러운 탄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념에 취해 국민의식을 갈라치고 고통을 주는 것에 반대한다”며 “이재명 지사 등의 언행은 우리 스스로의 미래를 갉아먹는 일이다. 상식을 파괴하는 세력이 더 이상 국민을 고통에 몰아넣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이 지사에 대한 평가를 요구하자 “다른 주자를 평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이 지사와는 24년 전에 성남지청에 근무할 때 자주 뵈었다. 열심히 하시고 변론도 잘했다”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이 처음으로 이재명 지사 공개 저격에 나선 것은 ‘X파일’, ‘쥴리 논란’에 이어 장모 최모씨까지 구속되자 국면 전환을 시도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의 비판에 이재명 지사는 “구태 색깔공세”라며 맞대응했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전 총장께서 처음으로 저를 직접 지적하셨으니 답을 드리는 것이 예의”라며 “해방후 한반도에 진주한 미군에 대해, 그리고 저의 발언에 대해 잘못 알고 계시고,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였는데 처음부터 구태 색깔공세라니 참 아쉽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같은 미군이라도 시기에 따라 점령군과 주둔군으로서 법적 지위가 다르고 동일할 수 없다는 것은 법학개론만 배워도 알 수 있다”며 “독립을 방해하고 독립운동을 탄압하며 일제에 부역하던 세력이 청산은 커녕 새로 출발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주요 요직을 차지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방직후 미군과 한국전후 미군을 동일시한 것은 명백한 오류이고 제가 소련군을 해방군이라 말했다는 것은 거짓”이라며 “저에 대한 첫 정치 발언이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제 발언을 왜곡조작한 구태 색깔공세라는 점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일 경북 안동 이육사 문학관을 방문해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의 정부수립 단계와는 달라서 사실은 친일 청산을 못하고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다시 그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하지 않았나”라며 “나라가 깨끗하게 출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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