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봄’으로 만난 서현진(왼쪽)과 김동욱 / tvN
‘너는 나의 봄’으로 만난 서현진(왼쪽)과 김동욱 / tvN

시사위크= 이민지 기자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이미나 작가가 어린아이를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는 이 시대 어른들의 이야기를 그려 공감과 힐링을 선사할 것을 예고, 기대를 자아낸다. 더욱이 배우 서현진과 김동욱의 만남으로 방송 전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 ‘너는 나의 봄’이 ‘어른이’들의 마음을 저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tvN 새 월화드라마 ‘너는 나의 봄’(연출 정지현, 극본 이미나) 제작발표회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미나 작가와 정지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서현진‧김동욱‧윤박‧남규리가 참석했다.

‘너는 나의 봄’은 저마다의 일곱 살을 가슴에 품은 채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살인사건이 일어난 건물에 모여 살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작사가이자 tvN ‘풍선껌’을 집필한 이미나 작가와 SBS ‘더 킹: 영원의 군주’,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등을 연출한 정지현 감독이 의기투합해 기대를 자아내고 있다.

‘너는 나의 봄’ 연출을 맡은 정지현 감독 / tvN
‘너는 나의 봄’ 연출을 맡은 정지현 감독 / tvN

정지현 감독은 “‘너는 나의 봄’은 제목과 달리, 사계절을 모두 담고 있는 작품”이라며 “봄처럼 포근하고, 여름처럼 따뜻하며, 가을처럼 낭만과 감성을 즐길 수 있고 겨울처럼 오싹함을 담고 있는 드라마”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미나 작가는 대본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언급했다. 이 작가는 “텔레비전에서 연세가 예순에 가까운 사람이 밥을 열심히 먹는 장면을 보게 됐다. 이 분의 형편이 어렵거나 한 게 아니었고, 단순 어렸을 적 다섯째로 자라면서 생긴 설움 때문이었다”며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니 누구나 다 하나씩 그런 게 있더라. 피규어를 이상하게 목숨 걸고 모으는 것 등 말이다. 저 사람들의 일곱 살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는 트라우마 혹은 상처라고 이야기하는 일곱 살의 기억에 공감하게 될 것”이라고 공감 포인트를 짚었다.

또 이미나 작가는 KBS2TV ‘동백꽃 필 무렵’, MBC ‘그 남자의 기억법’ 등 로맨스 장르에 살인사건을 녹인 타 작품들과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누가 이 일을 저질렀나, 어떻게 저질렀나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왜 일을 저질러서 여기까지 오게 됐는가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해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무엇보다 ‘너는 나의 봄’은 ‘또 오해영’ ‘사랑의 온도’ ‘뷰티 인사이드’ 등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 서현진과 지난해 ‘그 남자의 기억법’으로 사랑을 받은 김동욱의 만남으로 시청자들의 기대를 자아내고 있다. 정지현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기도 했다.

정 감독은 “‘너는 나의 봄’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배우들의 연기다.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배우들이 넷이든 셋이든 모였을 때, 생각했던 것들 외에 다른 리액션들이 나와 ‘바스트 숏’(Bust shot)을 주기 아까울 때가 있더라. 다정(서현진 분)이의 대사가 나오는데 영도(김동욱 분)의 리액션을 보고 싶거나, 반대로 영도의 대사가 나올 때 다정이의 리액션을 보고 싶을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연기 잘하는 사람들의 장면을 나누고 싶지 않았다. 이들의 ‘티키타카’가 잘 나올 수 있게 연출했다”며 “전작인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와는 다른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다정 역을 맡은 서현진 / tvN
강다정 역을 맡은 서현진 / tvN

먼저 서현진은 어린 시절 잠시 머물렀던 강릉의 한 여관을 마음의 고향으로 여기며 호텔 컨시어지 매니저가 된 강다정 역을 맡아, 인생 캐릭터 경신에 도전한다. 서현진은 “글이 좋아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며 “모르겠다고 느낀 부분이 하나도 없는 대본이었다. 내 마음 같은 대본이라서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코퀸’ 수식어에 대해서는 “굉장한 부담감을 느낀다”며 “이번에는 ‘로코’가 없기에 부담 없이 촬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점적으로 연기한 부분을 묻자 서현진은 “‘너는 나의 봄’에서 열심히 하고는 있는데, 딱히 신경 쓰고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이를 듣고 있던 이미나 작가는 “서현진이 ‘눈물이 나는데 내가 우는 건지 다정이 우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더라”라며 “서현진은 역할과 자신을 딱풀로 종이를 붙이듯 딱 붙여서 현장에 나타난다. 어떤 부분에 신경 쓴다기보단, 다정이 그 자체로 와서 연기하고 가는 것 같다”고 전해 기대를 배가시켰다.

주영도 역을 맡은 김동욱 / tvN
주영도 역을 맡은 김동욱 / tvN

김동욱은 극 중 죽고 싶은 사람들을 살고 싶게 만들어 주기 위해 정신과 의사가 된 주영도 역을 맡아, ‘로맨스 킹’ 굳히기에 나선다. 그는 “굉장히 이타적인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친구”라며 “자신이 살려야 하고, 살리고 싶은 누군가가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전작 ‘그 남자의 기억법’ 속 활약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동욱은 “‘그 남자의 기억법’ 속 이정훈(김동욱 분)과 여하진(문가영 분) 그리고 미스터리한 사건은 밀접하게 얽혀있는 관계인 반면, 이번 드라마에서 주영도는 사건에 직접적인 개입을 한다기보다, 다정이와의 감정적인 치유와 사랑에 더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채준 역을 맡은 윤박(왼쪽)과 안가영 역을 맡은 남규리 / tvN
채준 역을 맡은 윤박(왼쪽)과 안가영 역을 맡은 남규리 / tvN

여기에 윤박과 남규리도 작품에 합류해 극의 재미를 배가시킬 전망이다. 두 사람은 각각 다정의 마음을 힘차게 두드리는 투자사 대표 채준, 사랑했던 남자친구에게 이용당한 뒤 사랑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된 배우 안가영 역을 연기한다.

이날 윤박은 김동욱과의 인연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동욱이 형과 학교 동문이었다. 데뷔 전 함께 수업을 들었었다”며 “그때부터 형과 같은 작품에서 연기하고 싶었다. 12년 만에 꿈을 이루게 돼 행복하다”고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남규리는 “너무 따뜻한 글이라 좋았다”고 말하는 한편 “무엇보다 서현진과 함께 하고 싶었다. ‘워맨스’에 대한 설렘과 기대가 컸다”고 말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끝으로 정지현 감독은 “아는 형님이 ‘길거리에서 우는 아이가 부럽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너무 공감이 갔다”며 “울고 싶은데 ‘어른’이라는 이유로 울지 못한 경험들이 있지 않나. ‘너는 나의 봄’을 보고 나서 울고 싶을 때 울어도 되는 어른들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너는 나의 봄’은 오늘(5일) 밤 9시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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