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경선 준비위원회를 구성하며 대선 준비에 돌입했다. 이른바 ′정시 출발론′을 고수하며 외부 인사 영입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경선 준비위원회를 구성하며 본격 대선 준비에 들어갔다. 외부인사 영입에도 점차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8월 정시 출발론’을 앞세운 국민의힘의 ‘경선 버스’에 속도가 붙으며 당 밖 인사들을 향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회의에서 경선 준비위원회 출범에 최고위원들이 합의했다”며 “자세한 인선은 목요일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준비위의 활동 범위는 경선 과정의 전체를 담당한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다만 경선 룰과 관련해서는 당헌‧당규의 사안이기 때문에 최고위원회에서 따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위원장은 5선 서병수 의원이 맡게 됐다. 이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당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대선 준비 실무를 맡아 훌륭한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최고위에서) 서 의원이 하는 게 옳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국민의힘의 행보는 그간 강조해온 정시 출발론의 일환이다. 이 대표는 꾸준히 8월 말 경선시작을 강조하며 당 외부 인사들이 올라 탈 것을 촉구해 왔다. 야권의 대선 경선을 위해선 외부 인사들이 필요하지만, 이들에게 흔들리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국민의힘은 동시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외부 인사와 접점을 늘리며 꾸준히 입당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영세 의원은 지난 3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만나 입당을 권유하기도 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잡히지 않았지만, 조만간 최 전 원장과의 만남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인사들을 끌어 들일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 소통 창구가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으로 일임하면서 우리 당에서 경선을 치르고 싶어하는 당외 주자들 논의가 상당히 있다고 보고 받고 있다”며 “그래서 권 위원장의 접촉이 활발해지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야권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등과도 접점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 속도 조절론에도 ′가속 페달′

다만, 당내에서는 다소 다른 기류도 있다. 외부 인사들, 특히 유력 주자인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 권영세 의원이 “8월 이전에 입당하라고 몰아붙일 필요는 굳이 없다”고 강조하며 ‘9월 초’ 입당을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10월 초’까지도 여유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막판 단일화’ 시나리오도 회자된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단일화라는 건 정당과 제3지대 후보 사이에 굉장한 리스크 싸움”이라며 “그러 리스크를 지면서까지 길게 끌어서 얻는 이득이 뭔가”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중도 확장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8월에 준비 안 된 사람이 10월에 준비가 되느냐, 9월에 준비 안 된 사람이 10월에 준비가 되느냐. 그렇게 개연성 있는 접근은 아니라고 본다″며 ″요즘 들어 손들고 나가는 사람 오히려 대중이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이 언급한 ‘9월 초’ 입당이 윤 전 총장의 입당 마지노선이라는 것이다.

현재까지 윤 전 총장은 조기 입당에 선을 긋고 ‘민심 투어’ 등 독자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윤 전 총장이 연일 국민의힘과 접점을 늘리고 있는 만큼, 조만간 거취를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앞서 권 의원 외에도,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만나며 국민의힘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