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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4일 성정과 본계약 체결… 6월 25일 쿠쿠마곡빌딩 사무실 계약 빌딩 관계자 “계약은 사실, 인테리어 계획 들은 바 없어” 근로자연대 “인테리어 위한 설계 진행 중… 비용처리 전부 법원 허가 있어야 해”
[르포] 이스타항공, ‘마곡시대’ 언제쯤… ‘새 사무실’ 인테리어 시작도 못 해
2021. 07. 07 by 제갈민 기자 min-jegal@sisaweek.com
/ 제갈민 기자
이스타항공이 입주를 앞두고 있는 쿠쿠마곡빌딩 9층. 사무실 임대 계약 체결 후 2주 동안 아무런 작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 마곡=제갈민 기자

시사위크|마곡=제갈민 기자  “최근 발산역 (근처) 쿠쿠빌딩 7층을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입주는 7월 초이며, 입주한 후 직원들은 이 건물에서 항공운항증명(AOC) 취득을 위한 업무를 진행하게 될 것이다”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향후 자사 직원들이 사용하게 될 서울 강서구 마곡동 사무실에 대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사무실 입주는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 측은 “7월말∼8월초에는 새로운 사무실 입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7월말∼8월초 입주도 쉽지 않아 보인다. 기자가 이스타항공이 계약 후 입주를 준비 중이라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 쿠쿠마곡빌딩을 방문 취재한 결과, 해당 사무실은 인테리어 공사는커녕 6월 25일 임대차 계약 이후 현재까지 텅 빈 공간으로 방치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 빈 사무실에 흙먼지만… 임대차 계약 체결 후 2주 동안 공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24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성정과 매각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성정은 이스타항공 인수계약을 체결한 직후인 지난달 25일, 항공사 근로자들이 근무할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강서구 마곡동에 들어선 쿠쿠마곡빌딩 내 사무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다. 쿠쿠마곡빌딩은 올해 1월 준공된 쿠쿠의 신사옥으로, 지하 6층∼지상 12층 규모다.

쿠쿠마곡빌딩 내 이스타항공이 계약한 사무실은 앞서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 측에서 말한 7층이 아닌 9층 전층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현재 입주를 계획 중이라는 쿠쿠마곡빌딩 9층은 흙먼지조차 정리가 되지 않았으며, 가벽(파티션) 설치 등 그 어떤 인테리어 작업도 진행되지 않은 공실이다. 즉, 지난달 25일 계약을 마친 후 약 2주가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작업을 하지 못한 채 사무실을 방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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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공사용 엘리베이터는 2대가 운행 중이지만, 엘리베이터 내에서 9층 버튼은 눌러지지 않는다. / 마곡=제갈민 기자

기자가 쿠쿠마곡빌딩 관계자 두 명을 만나 이스타항공 입주와 관련해 문의한 결과 모두 “인테리어와 관련된 작업(공사) 계획은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쿠쿠마곡빌딩 관계자 A씨는 “건물 내 사무실을 임대받아 인테리어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관리사무실이나 방재실에 미리 계획서를 제출하거나 알려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러한 내용은 전달 받은 바 없다”며 “인테리어와 관련해 잔금도 치르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빌딩 관계자 B씨는 “이스타항공이 9층 사무실을 계약한 것은 사실이고, 계약서도 존재한다. 그렇지만 현재 인테리어와 관련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을 하기는 힘들다”며 “사무실 계약 후 현장을 확인하려고 사람이 한 차례 방문한 것이 전부이며, 그 외에는 진행되고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B씨는 이어 “비슷한 시기에 아랫층(8층)에 계약한 한 업체는 현재 인테리어가 진행되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7월 중순쯤 입주가 예정돼 있는데 이스타항공은 언제 입주할지 확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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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마곡빌딩 9층은 현재 흙먼지가 가득하며 인테리어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 마곡=제갈민 기자

사정이 이쯤되자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 새 주인이 될 성정의 자금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자산총액 310억원대의 성정이 2,500억원 규모의 부채를 지고 있는 이스타항공을 인수·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적잖이 제기해왔다.

하지만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 측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항간에 나돌고 있는 의혹을 일축했다. 무엇보다 현재 이스타항공이 법정관리 중이라 자금 사용과 관련해서는 모두 서울회생법원 측이 관리하고 있어 ‘입주가 늦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 관계자는 “현재 (사무실) 도면 수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주 중으로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 진행을 위해 실측을 진행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은 공실이 맞고, 사무실이 비어있는 점을 감안하면 7월말∼8월초 입주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테리어는 외주를 통해 진행되는데, 이스타항공은 현재 법정관리 중이라 이러한 부분에서 발생되는 비용 처리도 전부 법원에 신고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인테리어 지연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오는 20일까지 인수대금 1,087억원의 활용 방안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회생계획안 제출 시기가 또 한 번 연기될 것이라는 풍문이 제기되고 있다. 법원으로의 회생계획안 제출이 또 연기될 경우 성정의 자금력에 대한 의심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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