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에서 내부직원들에 의해 7000여개의 삼다수가 무단반출된 것으로 5일 드러났다. /뉴시스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에서 내부 직원들에 의해 7,000여개의 삼다수가 무단반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뉴시스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 제품인 ‘제주삼다수’(이하 삼다수)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이하 제주개발공사) 직원들에 의해 대량으로 무단반출 된 것으로 드러났다.

◇ 삼다수 7,000여병 무단반출… 제주개발공사, 고발 조치   

김정학 제주개발공사 사장은 5일 제주도청에서 긴급브리핑을 열고 내부 직원 6명이 7,000여병에 달하는 삼다수를 무단반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오전 경찰에 해당 직원들을 업무상 횡령혐의로 고소 조치했으며 철저한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 사법기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전했다. 제주개발공사는 제주도의 보존자원인 지하수를 여과 처리해 먹는 샘물인 삼다수를 생산하고 있는 제주도 최대 공기업이다. 

이날 브리핑에 따르면 6명의 내부 직원은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삼다수 2ℓ제품 총 6,912병을 무단반출해 4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소된 직원은 부서별로 다양했다. 생산팀 3명을 비롯해 물류팀 1명, 설비자재팀 1명, 사회공헌팀 1명 등이 무단반출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중간관리자급인 4급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다수 무단반출 사건은 지난달 초 직장인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를 통해 제주개발공사 직원이 관련 의혹을 제기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후 내부 제보를 받은 제주개발공사 감사실은 자체조사에 들어갔다. 김 사장은 “삼다수 공장 내 특별조사반을 설치하고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관계자 증언, 생산직 라인에 있는 300명을 대상으로 개별면담을 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제주개발공사는 CCTV를 통해 이들이 생산공장에서 삼다수 일부를 빼돌리는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불량품으로 폐기처분할 삼다수를 무단반출하거나 삼다수 제품 일부를 QR코드를 찍지 않고 남겨뒀다가 빼돌리는 수법을 쓴 것으로 전해진다.

김 사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QR코드를 찍지 않은 상태인 바이패스 상태에서 일부를 남겼다가 무단 반출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본지가 제주개발공사에 문의한 바에 따르면 바이패스는 삼다수 제조 공장에 현장 직원들끼리 사용하는 용어로 ‘불량품을 걸러내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에 정상제품을 불량품으로 분류해 반출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제주개발공사 측은 “경찰 수사로 밝혀져야 할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 사장은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잘못된 부분을 밝혀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내부적으로 철저히 조사해 1차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정기관에 수사의뢰를 한 상황이니 더 이상의 의혹제기는 멈췄으면 한다”며 “제주도민의 기업인 회사 이미지만 나빠질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소되지 않은 의혹이 많아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개발공사는 자체조사를 통해 직원들이 빼돌린 제품을 무단 판매하거나 유통했는지에 대해서 확인하지 못했다. 불량제품이 불법 유통됐다면 소비자들도 피해를 입었을 수 있는 사안이다.

여기에 제주개발공사는 추가 연루자나 추가 범행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규명하지 못했다. 일각에선 삼다수 무단반출이 오랫동안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는 상태다. 

이번 사건으로 제주개발공사에 대한 신뢰도 추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생산제품 관리와 관련된 내부시스템에 심각한 허점이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향후 경찰조사 결과와 추가 진행될 철저한 내부조사를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에 철저한 재발 대책수립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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