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만나 오찬 전 환담을 하고 있다./뉴시스(사진 = 이낙연 캠프 제공)
후보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만나 오찬 전 환담을 하고 있다./뉴시스(사진 = 이낙연 캠프 제공)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의 본선 진출을 위한 경쟁이 날로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후보단일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여권에서 1강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전 총리가 대선 출마를 위해 총리직에서 사퇴하자 이낙연 전 대표와 2위 다툼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두 후보의 경쟁을 남북전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의 고향이 전남 영광군이고 정 전 총리의 고향이 전북 진안군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두 후보의 이미지가 겹친다는 평가가 많았다. 두 주자는 모두 정치적 기반이 호남이고 문재인 정부에서 총리를 지냈다. 또 서울 종로 지역구는 정세균 전 총리가 총리로 지명되면서 이낙연 전 대표가 이어 받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지지율 경쟁에서 서로를 꺾고 올라서야 경선에서 이재명 지사와 의미 있는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런데 대선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자마자 두 사람의 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지난 3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약 두 시간 동안 오찬을 가진 후 언론을 통해 “민주정부 4기 탄생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반이재명’ 후보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정 전 총리와 이광재 의원이 단일화에 합의하자 자신도 단일화에 합류할 뜻이 있음을 계속 내비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5일 CBS 라디오에서 “우선 앞서거니 뒷서거니 총리를 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우리 두 사람은 특별한 책임이 있다”며 “역사에 대한 책임도 있고 문재인 정부의 계승 발전에 대해서도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력을 해야 된다’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 했는데 방법은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세균 전 총리는 지난 6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다른 추가 단일화도 모색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지금 논의되는 건 없다”고 답했다.

◇ ‘예비경선 결과가 좌우할 듯’

예비경선(컷오프, 11일) 결과가 발표된 이후 두 사람이 단일화를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민주당 내에서 나온다.

김두관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지난 3일 정세균 전 총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오찬 회동을 했다. 그래서 단일화 할 것 같고 또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며 “단일화 시점은 아마 컷오프 이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예비경선이 실시되기도 전에 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두 주자 모두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 않고 있는 것은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 됐지만 두 사람의 지지율은 제자리 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10%대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고, 정세균 전 총리의 지지율은 한자릿수다. 이 상태가 끝까지 지속된다면 두 주자 모두 민주당의 대선주자가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결선투표가 실시된다는 점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이재명’ 연대 아래 서로 전략적인 제휴를 할 경우 결선투표에서 반전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가 예비경선 결과를 통해 ‘정세균-이광재’ 단일화가 효과가 있었다고 판단할 경우 단일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YTN에서 “정세균, 이광재 두 분의 단일화가 가져오는 파급력이 낮다고 하면 이낙연 후보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은 지금 당장은 낮다”며 “본경선의 마지막 시점에 가서 두 분이 합쳐서 마지막에 이재명 지사를 넘어설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고 하면 그때는 이루어지겠지만 그전에는 당장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실제 단일화를 성사시킨다고 해도 역풍이 불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정세균 전 총리 등과의 친문 후보단일화로 반전의 기회를 삼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확장성에 한계가 있고, 역풍이 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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