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무상감자를 결정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제주항공
제주항공이 무상감자를 결정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제주항공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제주항공이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액면가액 감액 방식의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금을 줄이는 한편,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실시한다. 선제적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이고, 업황 회복을 대비한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은 지난 7일 감자 결정을 공시했다. 보통주의 액면가를 기존 5,000원에서 1,000원으로 감액하는 액면가 감액 무상감자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의 자본금은 1,924억8,008만원에서 384억9,962만원으로 80% 줄어들게 된다. 다만, 자본 총계 등엔 변화가 없고 발행주식수도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주가에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1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무상감자 계획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안건이 승인되면, 8월 27일부터 9월 9일까지 매매거래 정지 기간을 거쳐 9월 10일 신규상장하게 된다.

아울러 제주항공은 무상감자 이후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유상증자엔 모그룹인 애경그룹이 적극적인 지원사격에 나설 전망이다.

제주항공이 이처럼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거듭된 악재로 재무구조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업계, 특히 LCC업계는 2019년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여행 수요 감소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등 악재를 거듭 마주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초유의 위기상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제주항공 역시 2019년 영업손실 328억원 및 당기순손실 331억원, 2020년 영업손실 3,358억원 및 당기순손실 3,064억원의 적자행진을 면치 못했다. 또한 올해 1분기 말 기준 29%의 자본잠식률을 기록하고 있다. 단기차입금이 1,761억원에 달하고, 부채비율도 최근 들어 부쩍 높아진 상태다. 

항공사는 50% 이상의 자본잠식률이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국토교통부로부터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 이상의 자본잠식률이 2년 이상 지속될 경우 사업자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제주항공의 무상증자 및 유상증자는 이 같은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해소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아울러 선제적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업황 회복기를 미리 대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의 기세가 재차 매서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백신 접종 확대로 한동안 항공수요 회복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으나, 최근엔 ‘델타 변이’ 등장과 확진자 수 급증으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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