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송 대표의 ‘금기 깨기’ 행보가 연일 주목을 받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송 대표의 ‘금기 깨기’ 행보가 연일 주목을 받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대선주자들에게 모든 관심이 쏠리는 대선 정국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언행이 연일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송 대표는 지난 5월 2일 당대표에 당선된 이후 친문 핵심과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송 대표는 ‘조국 사태’에 대해 “통렬히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또 청와대의 인사 검증 부실과 부동산 정책 실패 등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강성 친문 지지층을 칭하는 ‘대깨문’이라는 표현을 언급하며 당내 ‘이재명 배척’ 움직임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진보 진영에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호평하기도 했다. 최근 송 대표는 민주당 대선 경선기획단이 예비후보 면접관으로 ‘조국 흑서’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를 선정하면서 일부 대선후보들로부터 사과를 요구 받기도 했다.

◇ 송영길 발언 두고 시끌

정치권 안팎에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역린’을 건드린 ‘금기 깨기’ 행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친문 진영에서는 송 대표에 대한 불만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윤건영 의원은 8일 MBC 라디오에서 송 대표의 언행에 대해 “당원만 바라보고 선거운동 할 수도 없고 하지만 그렇다고 당원과 지지층을 버리고 하는 건 선거를 지자는 소리 아닌가”라며 “선거라는 건 덧셈 정치가 돼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종민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뭔가 잡음, 갈등 이런 소리들이 많이 불거지고 있는데 저는 대표께서 개인적인 판단이라든가 주장 같은 건 좀 줄이고 통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역할이나 판단들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도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가 당 최대 리스크 요인이 됐다”며 “당대표는 자기 생각만을 얘기해서는 안 된다. 안으로 갈라치기 하면 안 된다. 자기 정치한다는 오해를 사지 말아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송 대표는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민주당이 변화되고 있고 뭔가 국민들의 기대를 모으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민주당이 더욱 더 활성화되고 변화의 모습을 통해 국민들의 기대(가 더 커졌고) 외면했던 국민들이 민주당을 돌아보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송 대표가 친문 진영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거침 없는 언행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는 중도층 표심을 겨냥한 전략적 행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차차기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송영길 대표가 자신들의 지지층만 갖고는 대선에서 이기기 힘들다, 중도층을 잡아야만 정권재창출이 가능하다는 현실적인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집토끼는 반발해도 도망은 못 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송 대표가 정치적인 나름대로의 욕심, 꿈이 있는 것”이라며 “다음 정권이 민주당 정권이 돼야만 여당 대표로서의 업적을 바탕으로 그 다음 대선에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친문 진영이 송 대표의 리더십을 문제 삼고 있는 가운데 당 내에서는 송 대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 지역 한 의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송 대표가 당연히 계속 금기를 깨야 한다. 중도층을 못 끌어오면 대선에서 진다”며 “실제로 현장에서 송 대표가 잘하고 있다고 말씀하는 분들을 많이 만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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