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7일 경기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정책 언팩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이 지사가 본경선에서 대세론을 굳혀 결선투표 없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7일 경기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정책 언팩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이 지사가 본경선에서 대세론을 굳혀 결선투표 없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본경선의 막이 올랐다. 민주당은 예비경선을 통해 6명의 본경선 진출자를 확정했다. 본경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과반 득표에 성공해 결선투표 없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될 수 있을지 여부다.

이 지사는 현재 여당 대선 경쟁구도에서 1강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낙연 전 대표의 추격세도 만만찮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9∼10일 ‘범진보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이 전주보다 2.4%포인트 하락하면서 29.7%로 나타났다.

반면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은 7.7%포인트 상승하면서 20.6%로 집계됐다. 뒤이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5.8%), 박용진 의원(4.4%), 정의당 심상정 의원(4.0%), 정세균 전 총리(4.0%) 순이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지사는 예비경선에서 경쟁후보들로부터 기본소득 정책 후퇴 논란, ‘여배우 스캔들’ 의혹 등과 관련해 집중 공격을 받았다. 이 지사는 후보들의 집중 공격에 수세적인 모습으로 일관하면서 ‘김빠진 사이다’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박용진 의원은 최근 예비경선 TV토론에서 “‘부자 몸조심’을 하시는지 ‘김빠진 사이다’가 아니냐는 우려가 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또 정세균 전 총리가 ‘여배우 스캔들’에 대한 해명을 거듭 요구하자 이재명 지사는 “제가 혹시 바지를 한번 더 내릴까요”라고 발언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예비경선에서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쏟아지는 공세에 부적절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지율이 하락한 게 아니냐고 분석했다.

◇ ‘본선 경쟁력’ ‘원팀 정신’으로 승부

이 지사가 지지율 하락 흐름을 다시 상승세로 돌려 본경선에서 대세론을 굳힐 수 있을까. 이 지사는 본경선 필승 전략을 어떻게 세우고 있을까.

이 지사와 그의 대선 캠프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이 지사는 본경선에서 ‘본선 경쟁력’을 집중 부각시키고, 경쟁후보들의 공격에는 ‘원팀 정신’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본경선에서 대선후보들이 갈등을 표출해 민주당이 분열된 모습을 보일 경우, 대선 본선에서 ‘원팀’으로 승리를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 지사는 12일 MBC 라디오에서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본경선에서 끝날 수 있다고 자신하나’라는 질문에 “저는 그것보다는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며 “경선에서 이겼는데 본선에서 지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제가 처한 상황이 저는 본선을 걱정해야 될 입장”이라며 “저로선 원팀을 살려서 손실을 최소화 하고 본선에서 소위 우리 역량이 최대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저는 심하게 공격하면 안 된다. 손발 묶인 권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지사 대선 캠프의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본경선 전략’에 대해 “시대 전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실력과 실행력이 있는 지도자라는 것을 강조할 것”이라며 “실제로 (대선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누구냐라고 하는 부분을 어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예비경선 기간 ‘김빠진 사이다’라는 지적이 나온 것과 관련해 “이전에는 이재명 지사가 도전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매 발언마다 공격적이고 독특한 자기만의 해법을 독창적으로 제시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는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에 ‘김빠진 사이다’라고 하는 비평을 받는 손실을 감수해서라도 원팀을 강조하는 전략적 인내를 해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본경선에서 대세론을 굳히기 위해서는 ‘이재명다움’과 ‘본선 경쟁력’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종호 세한대 교수는 YTN에서 “이 지사가 (예비경선에서)나름대로 공격을 잘 방어했다라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이재명다움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는 평가가 있다”며 “대표적인 게 기본소득에 대한 태도, 김부선 스캔들에 대한 대응 자세, 이런 부분에 대해서 ‘바지 한번 더 내릴까요’는 상당히 부적절하지 않았나라는 평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경선 기간에 이재명다움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라며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이 본선 경쟁력에 있어서 이재명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지 않는다면 2위 또는 새로운 다크호스로부터의 추격도 여전히 가능한 그런 상황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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