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가 들어서는 인천 계양 부지. 그러나 수요자들이 생각보다 높은 분양가에 벌써부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뉴시스
3기 신도시가 들어서는 인천 계양 부지. 그러나 수요자들이 생각보다 높은 분양가에 벌써부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송대성 기자  3기 신도시 1차 사전청약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집값 급락 가능성을 언급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 탓에 수요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정부가 책정한 분양가 또한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기 신도시의 사전 청약은 오는 16일부터 시작된다. 1차 사전청약 단지는 △인천 계양 1,050가구 △남양주 진접2 1,535가구 △성남 복정1 1,026가구 △의양 청계2 304가구 △위례 418가구 등 총 4,333호다. 주택유형은 공공분양 2,388가구, 신혼희망타운 1,945가구로 구성된다.

추정 분양가도 공개됐다. 인천 계양에선 전용면적 59㎡ 주택이 3억5,000만원, 74㎡는 4억5,000만원 수준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성남 복정은 59㎡가 7억원에, 위례 신혼희망타운은 55㎡이 5억9,000만원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이같은 분양가가 공급지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이라며 저렴한 가격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노 장관도 지난 11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신도시 청약 수요자가 신혼부부나 생애최초 구입자, 젊은 층이 많아서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가 너무 치솟은 주변 시세를 기준 삼아 분양가를 책정했기 때문에 60~80%라 하더라도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는 우려도 따른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3기 신도시의 분양가를 지적하는 ‘3기 신도시 분양가 산정의 부당함’이라는 제하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정부는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적이라고 말하면서 3기 신도시를 기다려라, 저렴하게 분양하겠다, ‘영끌’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다”면서 “현재 거품이 잔뜩 낀 비정상인 부동산을 기준으로 분양을 하겠다니 분노가 치민다. 정부를 믿고 집 안 사고 기다린 무주택자를 속인 것이다”라고 분노했다. 

◇ 2~3년 뒤 집값 조정된다는 정부… 도대체 언제 내 집 마련해야 하나

3기 신도시를 기다리고 있던 수요자들은 생각보다 높은 분양가와 더불어 정부의 집값 하락 예상 경고까지 나오면서 사전 청약에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노 장관은 “유동성이 회수되면서 주택시장에 조정이 오게 될 것”이라며 “지금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하면 2~3년 뒤 매도할 때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서 투자에 신중했으면 한다”고 경고했다. 

노 장관은 지난 5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시장 상황이 급변할 수 있으니 무리한 갭투자와 추격매수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3기 신도시로 무주택자들이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도 집을 사면 힘든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하는 탓에 수요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3기 신도시를 계획이 공개된 지난 2018년 9월 4억8,810만원이던 수도권 평균 아파트값은 지난달 7억1,184만원으로 46%가 상승했다. 집값 안정화를 위해 신도시 카드를 꺼냈지만 사실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더욱이 당시 매수를 고려했다가 3기 신도시를 믿고 기다렸던 수요자들은 사실상 울며 겨자 먹기로 사전 청약에 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을 준비하고 있는 직장인 허모(37·인천 남동구) 씨는 “3기 신도시 발표 전에 매수를 고민했는데 조금 더 기다리기로 결정했다”면서 “사전 청약 전까지 모은 돈은 제한적인데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3기 신도시 분양가마저 생각보다 높게 책정됐고 집값 조정 얘기까지 나오니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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