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를 번복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쓴소리를 하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발끈하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관련 쓴소리를 한 데 대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발끈했다. 원 지사가 “송영길 대표가 국민의힘을 비웃고 있을 것”이라고 표현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송 대표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원 지사는 우리 두 사람의 합의를 두고 ‘송영길 대표가 국민의힘을 비웃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며 “세상에 관심법도 이런 관심법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원 지사는 이 대표가 일방적으로 당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며 “그렇지 않고서야 비웃는다고 말하기 힘들다”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원 지사는 이 대표의 재난지원금 합의 번복을 비판했다. 이번 합의가 “여당이 더 좋아하는 의도대로 동의해 준 것”이라며 “송 대표가 국민의힘을 비웃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 대표는 공격보다 ‘위험관리’가 중요하다”며 “위험관리가 안 되고 방어가 무너지면 한 번에 다 무너질 수 있다”고 이 대표에게 훈수를 뒀다.

그러나 송 대표는 이러한 발언이 ‘진영논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매사 경쟁상대를 적으로 취급하는 이런 시각이 참 불편하다"며 ”그런 진영논리에 빠져서 지난 전국단위 선거에서 내리 4연패를 했던 국민의힘이다. 그 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나 새로 시작해보고자 선출한 리더가 이 대표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 이번 합의를 여야 협치의 시작을 알리는 결단이라며 칭찬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께서는 이 대표의 결단을 존중하고 뒷받침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14일 다시 글을 올려 “모처럼 야당 대표와 회담에서 올린 큰 성과가 무산이 돼 실망이 크신 모양”이라고 했다. 그는 “전후 사정이 어땠으리라는 것을 20년 넘는 정치 경험을 통해 충분히 아실 텐데 우리 당 대표를 압박하고 비난하는 것을 보면 송 대표께서 이야기하는 ‘국민이 박수치는 협치의 시작’과는 어울리지 않는 태도”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여당 대표와 회담에서 우리 당의 그동안 입장과는 다른 이야기가 나온 것에 대해 다른 의견이나 절차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강한 정당이지 않는가”라며 “당 대표에게 쓴소리 하는 것도 더 잘해주기를 바라는 기대와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께서 진정한 협치로 국민의 박수를 받으려면 통렬한 자기성찰과 상대에 대한 배려의 진정성을 보여달라”며 “백신 확보 실패와 섣부른 방역 해이에 대한 정부‧여당의 책임을 물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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