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콜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사장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로빈 콜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사장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10년대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던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지난 3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성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근 들어 판매실적이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린 이유가 제품 및 서비스 품질 때문이었다고 인정한 것이다. 아울러 이 같은 문제를 적극 개선해 재도약에 나서겠다는 다짐도 했다.

하지만 최근 나타난 숫자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암울하기만 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우선, 이달 초 공개된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3월 결산으로 통상 7월에 전년도 감사보고서가 공시된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3,669억원에 그쳤다. 6,750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45.6% 감소한 수치다. 1조원을 훌쩍 넘겼던 2018년과 2017년에 비하면 더욱 초라한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특히 신차판매에 해당하는 상품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역시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2019년 626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에는 10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물론 이러한 실적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재도약을 공언하기 이전의 기록이다. 다만, 올해 상황도 나쁘긴 마찬가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신규등록 집계를 통해 확인되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상반기 판매실적은 재도약이란 말이 무색하기만 하다.

먼저 재규어는 상반기 판매실적이 233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3% 감소한 수치다. 이대로라면 올해 연간 판매실적은 500대마저 넘지 못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재규어는 연간 판매실적이 △2016년 3,798대 △2017년 4,125대 △2018년 3,701대 △2019년 2,484대 △2020년 875대를 기록하며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해진 모습이다.

랜드로버 역시 상반기 판매실적이 1,420대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40.1%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최근 추이도 비슷하다. △2016년 1만601대 △2017년 1만740대 △2018년 1만1,772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연간 판매실적이 △2019년 7,713대 △2020년 4,801대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어 올해는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그렇다면 하반기엔 본격적인 반등이 가능할까. 여기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우선, 랜드로버는 지난달 ‘올 뉴 디펜더 90’과 ‘뉴 디스커버리’를 잇따라 출시한 바 있다. 여기에 2022년형 ‘올 뉴 디펜더 110’과 2021년형 ‘레인지로버 벨라’도 선보였다. 이 같은 신차 공세가 통할 경우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

다만, 중요한 변수가 존재한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업계엔 반도체 대란이란 또 다른 악재가 덮친 상황이다. 이에 재규어의 경우 최근 XE와 E-페이스를 국내에서 단종하기도 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를 향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을지 역시 중요한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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