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이 지난 13일 “저희 지역사무실에서 발생한 성추행 문제와 관련해 저는 오늘 모든 책임을 지고 당을 떠나고자 한다”고 밝히며 자진 탈당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이 지난 13일 “저희 지역사무실에서 발생한 성추행 문제와 관련해 저는 오늘 모든 책임을 지고 당을 떠나고자 한다”고 밝히며 자진 탈당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광주 서구을 지역사무소 보좌관의 성범죄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양향자(초선‧광주 서구을) 의원이 당 윤리심판원의 제명 결정 하루만인 지난 13일 탈당계를 제출하고 자진 탈당했다.

양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저희 지역사무실에서 발생한 성추행 문제와 관련해 저는 오늘 모든 책임을 지고 당을 떠나고자 한다”며 “이 사건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제게 있으며,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린 점 거듭 사죄 말씀 올린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그리고 당을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사죄 말씀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양 의원의 사촌인 지역사무소 보좌관 A씨는 같은 사무소에서 근무한 여직원에게 수개월간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당 내에서는 양 의원을 출당 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표출되기도 했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지난 12일 오후 비공개 회의를 열고 양향자 의원에 대한 제명을 결정했다. 윤리심판원은 출입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양 의원을 제명 결정한 이유에 대해 “언론에 성폭력 관련 내용이 없었다고 인터뷰하는 등으로 2차 가해를 했다고 볼 수 있는 점, 가해 행위의 중대성으로 인해 가해자에 대해 구속영장까지 청구된 점, 피해자에게 취업 알선을 제안함으로써 피해자를 회유하려 시도한 점 등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상고 출신’ ‘삼성전자 임원’이라는 이력이 따라붙는 양향자 의원은 지난 2016년 1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영입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20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에 출마했지만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한 천정배 전 의원에게 패했다. 이후 지난해 4월 21대 총선에서 같은 지역구에 재도전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양 의원은 여성 정치인으로서 포부가 컸다. ‘최초의 여성 광역단체장’이 되기 위해 광주시장 경선에 도전하기도 했고, 지난해 8월 말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최고위원으로 선출되면서 지도부의 일원이 되기도 했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양 의원은 내년 대선 출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 의원이 자진 탈당하면서 향후 그의 정치 인생도 불투명해졌다. 그는 향후 5년간 민주당 복당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당장 민주당 간판으로 다음 총선에 출마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민주당 당규 당원 규정 11조에는 ‘당에서 제명된 자 또는 징계 회피를 위해 탈당한 자는 제명 또는 탈당한 날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하면 복당할 수 없다. 다만, 당무위원회가 달리 의결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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