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본경선에 진출한 김두관(왼쪽부터),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이재명, 추미애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본경선에 진출한 김두관(왼쪽부터),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이재명, 추미애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본경선이 막이 오르면서 대선주자들의 경쟁 구도도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당의 대권구도는 여러 차례 변동을 보여왔다. 지난해 4월 총선 직후까지만 해도 이낙연 전 대표가 지지율 40%대를 넘나들면서 대세론을 형성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법원에서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으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이낙연‧이재명’ 양강구도가 형성됐다. 이후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면서 다시 이재명 지사 1강 구도로 변동됐다.

그러나 민주당 예비경선을 거치면서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이재명-이낙연’ 양강구도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9∼10일 범진보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이재명 지사가 선두를 지키기는 했으나 전주보다 2.4%포인트 하락한 29.7%를 기록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7.7%포인트 상승하면서 20.6%로 집계됐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이 전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양자대결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10∼11일 양자대결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이 전 대표(43.7%) 지지율이 윤 전 총장(41.2%)을 2.5%포인트 앞섰다. 이 전 대표가 양자대결에서 윤 전 총장보다 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명 지사와 윤 전 총장의 양자대결에서는 윤 전 총장 42.2%, 이 지사 41.5%로 집계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14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6명의 본경선 진출자가 예비경선으로 확정되면서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에게 지지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재명-이낙연 양강구도’가 거의 굳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 소장은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점차 좁혀지고 있다”며 “지금의 지지율 추세가 이어지고 이낙연 전 대표가 정세균 전 총리 등과 단일화까지 이루게 된다면 (승패를 가를) 중요한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 ‘반이재명 전선’, ‘반이낙연’으로 이동 조짐

각 대선주자들은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자 이 전 대표 견제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예비경선 기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제외한 후보들은 ‘반(反)이재명’ 전선을 구축하며 이 지사를 집중 공격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반이재명 전선’이 ‘반이낙연 전선’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지사도 이 전 대표 견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기 시작했다. 이 지사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해 “본인의 주변을 먼저 돌아보셔야죠”라고 쏘아붙였다.
  
이는 이 지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 씨 의혹에 대해 “가급적 검증은 후보자 본인의 문제로 제한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이낙연 전 대표 측이 공격하자 “황당무계하다”고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전 대표 측 정운현 공보단장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혹시 ‘혜경궁 김씨’ 건과 본인의 논문 표절 건으로 불똥이 튀는 걸 우려하는 건 아닐까”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옵티머스 사건 당시 이낙연 전 대표 측근이 금품수수에 연루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을 말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분이 그냥 개인적인 무관한 사람이 아니고 전남지사 경선 때 당원명부 가짜 당원 만들고 해서 실형을 받은 분”이라며 “핵심 측근이시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먼저 소명을 하셔야 될 입장인데 뜬금없이 아무 관계도 없는 저희 가족들을 걸고 넘어지니까 좀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뉴시스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해 “국무총리 시절은 대단히 안정감을 갖고 하셨다고 평가하고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당대표로서는 점수를 드린다면 0점”이라고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원래 40%대에 계셨던 분 아니냐. 반등의 의미는 본인이 잘해서인가 아니면 이재명 후보의 불안함이 증폭되어서 나타나는 현상인가”라며 “그저 그런 후보이고 국민에게는 식상한 후보”라며 이 전 대표에게 각을 세웠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 같은 경쟁 후보들의 견제에 대해 여유를 보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강원 춘천 일자리센터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생각보다 참을성이 약하다”면서 “지지율 조금 올라간다고 그걸 못 참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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