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정지 약 2개월… 거래소, 금호아시아나그룹 3개사 상장유지 결정
에어부산 하반기 2,500억 유증 계획… 채무상환·운영자금 마련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7일 한국인 유학생 200여명을 올해 3월 이후 최초로 베트남 하노이공항으로 수송했다. 아시아나항공 A330 /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3사가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났다. 사진은 아시아나항공 A330. / 아시아나항공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한국거래소가 지난 5월 26일 주식 거래정지 조치를 내린 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아시아나IDT 등 3개사에 대해 상장유지 및 주식거래 재개를 결정했다. 한때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살얼음판을 걷던 3사였으나, 기사회생한 모습이다.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내용을 지난 15일 오후 발표했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3개사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검찰 조사 끝에 구속·기소되면서 5월 26일부터 주식 거래가 중단됐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3개사의 주식 거래정지 및 상장폐지 심사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전직 임원이 배임 혐의로 공소 제기된 사실을 공시함에 따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며 “아시아나항공을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 심의대상으로 결정했다”고 지난달 17일 공시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등 3개사는 그간 거래 재개를 위해 거래소의 심사에 성실히 소명하고,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지배구조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경영개선계획을 신속히 마련해 제출하는 등 상장유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이사회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한편, 회사의 의사결정과 업무집행을 분리해 경영의 투명성과 안정적 지배구조를 확립할 계획이다.

이사회 내에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ESG 위원회를 비롯 △보상위원회 △안전위원회 신설 등을 통해 외부 경영감시 기능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 12일 ESG 태스크포스팀도 출범했다. 향후 ‘위원회 신설을 위한 정관 개정’을 2022년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 추진 예정이다.

에어부산이 새해 시작과 함께 논란에 휩싸였다. /에어부산
아시아나항공 및 에어부산 등은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약속했다. 경영문화 개선을 통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에어부산

에어부산도 자율공시를 통해 △당시 경영진 교체 △자금 운용 투명성 제고를 위한 이사회 규정 신설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 설립 등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2,50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도 공시했다. 유상증자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진행되며,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은 채무 상환 및 운영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에어부산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잠식 해소 및 부채비율의 감소 등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나IDT는 현행 이사회 규정을 개정해 자금 운영 시 일정조건이 미충족 될 경우 이사회 심의 대상에 포함할 것이며, 감사위원회 규정 및 내부거래위원회 규정 개정으로 경영 투명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 관계기업인 금호티앤아이 종속회사 지분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효율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한편, 정성권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및 안병성 에어부산 대표이사, 서근식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3인은 이번 거래정지 및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에 오른 것과 관련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

정성권 대표 등 3인은 “이번 상장적격성심사로 인한 거래 정지 사태로 주주 및 이해관계자분들께 많은 실망감을 안겨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이사회 중심 경영을 통해 투명한 지배구조 체제를 확립하고, 견제와 감시를 통해 재발 방지 및 주주 권익 보호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본업을 충실히 이행해 시장 신뢰 회복 및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