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매각이 우여곡절을 면치 못하고 있다. /뉴시스
배달앱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매각이 우여곡절을 면치 못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배달앱 업계 2위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새 주인 찾기가 우여곡절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다. 인수전의 열기가 차갑게 식으면서 시한을 지키는 것조차 어려워진 가운데, 몸값은 물론 향후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우려의 시선이 가시지 않고 있다. 

◇ 지키지 못한 매각 시한… 협상 진전에도 전망 어두워

배달앱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매각이 결국 중대 차질을 빚게 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체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 측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매각 시한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앞서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매각을 조건으로 공정위의 승인을 받았으며, 매각 시한은 8월 초까지였다. 하지만 인수전의 열기가 차갑게 식으면서 당초 지난달 중순으로 예정돼있던 본 입찰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어 이달 초까지도 별다른 진전이 없자 결국 매각 시한 연장을 요청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에 대한 공정위의 결정은 이번 주 중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인수전은 또 다른 변곡점을 맞이했다. GS리테일과 사모펀드 운용사 퍼미라·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유력 인수후보로서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소식으로 인수전의 열기가 다시 달아오른 것은 아니다. GS리테일은 이와 관련된 조회공시 요구 답변에서 “컨소시엄 참여 등을 검토한 바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회공시 요구 답변이 대체로 신중하게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소극적인 답변이다.

물론 난항을 겪던 매각이 활로를 찾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몸값이나 인수 이후 전망은 여전히 당초 기대를 한참 밑돌고 있다.

먼저 몸값이다.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 결정에 따라 매물로 나온 초기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몸값은 최대 2조원에 이를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배달앱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요기요의 업계 내 입지가 꽤 탄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불과 몇 개월 만에 배달앱 업계 지형은 급변했다. 후발주자였던 쿠팡이츠가 ‘단건배달’을 화두 삼아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린 것이다. 반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요기요는 점유율이 정체 또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배달앱 업계 내 경쟁 심화에 따른 추가 투자 필요성이 대두된 점과 이베이코리아를 품게 된 신세계그룹이 인수전에서 발을 뺀 점 등도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몸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에 따라 현재 거론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몸값은 1조원대 아래로까지 떨어진 상태다. 심지어 5,000억원대 안팎에 그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매각 시한을 넘기게 된 상황까지 감안하면 몸값에 대한 전망은 더욱 어둡기만 하다.

또한 관심이 집중됐던 유력 인수 후보들이 발을 빼면서 새 주인을 맞이한 이후 전망도 흔들리고 있다. 당초 딜리버리히어코리아 인수전은 여러 기업들이 후보로 거론되며 다양한 시너지 효과 시나리오 등 장밋빛 청사진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거론된 기업들이 줄줄이 빠지고 사모펀드가 유력 후보군을 이루면서 당초 기대는 우려로 바뀐 상태다. 업계 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도약을 도모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와 이를 위한 대대적인 추가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업계 내 경쟁자들의 적극적인 행보에 밀려 도태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이 같은 우려는 GS리테일이 포함된 컨소시엄이 새로운 유력 후보로 떠오른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GS리테일이 ‘퀵커머스’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으로 분석한다. 다만, 컨소시엄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 드러나지 않았고, 지극히 일부 사업협력 차원에서의 참여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음식을 넘어 마트상품 배달로의 사업 확장 과정에서 배달의민족은 자체적인 시스템을 구축한 반면 요기요는 다양한 파트너사와의 사업적 제휴 방식을 택했다. GS리테일의 컨소시엄 참여는 그러한 제휴에서 한 발 더 나아가는 정도일 수 있다”며 “만약 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구상이 있다면 훨씬 적극적인 형태로 인수전에 뛰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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