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를 방문해 백신 보관창고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를 방문해 백신 보관창고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지지율이 주춤한 데다가 잠재적 경쟁자로 평가받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상승세에 위협을 받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를 고리로 입당을 압박하고 있지만, 윤 전 총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독자 행보’를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0일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 위기론이 화두였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입당하지 않아 지지율이 빠진다고 생각한다”며 “어느 진영에도 속하고 있지 않아 본인의 정치활동 자체도 약간 모호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MBC의 의뢰로 코리아리서치가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19.7%로 나타났다. 처음으로 10%대 지지율을 기록한 것이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에 선을 긋고 독자 행보를 걷고 있는 점을 패인으로 언급한다. 특히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모습은 윤 전 총장과 대비되며 이같은 분위기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입당에서부터 윤 전 총장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며 세 결집에 나서고 있다. 그는 전날(19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난 데 이어 이날은 국민의힘 대변인단을 만나며 당내 인사들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최 전 원장의 상승세를 보여주는 지표들도 나오면서, 정치권에서는 그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의 ‘압박’도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까지 추가돼 비빔밥이 거의 다 완성됐다. 당근 정도 빠진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윤 전 총장을 ‘당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시금치’로 빗대며 당근과 시금치로는 비빔밥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밖 주자들의 ‘제3지대론’을 일축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전날 최고위원회에서 현역 의원들과 원외 당협 위원장들이 당내 대선 주자 캠프에서만 공식 활동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마찬가지다. 외부 인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 당내 검증 피하고 외연 확장 목적

하지만 윤 전 총장은 여전히 입당에는 그렇다 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어떤 경선이든 간에 혼자 후보로 나올 수 없다”면서도 “(단일화를) 바깥에서 할 수도 있고 안에서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 입당이 ‘상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독자 행보에 힘을 싣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민심 투어인 ‘윤석열이 듣습니다’ 일환으로 대구를 방문해 민심 청취에 나섰다. 지난 6일 대전을, 17일에 광주 방문한 데 이어서다. 지역 구도를 타파하는 행보를 통해 외연 확장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위기론에 대해서도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그는 이날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에) 흔들리거나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을 위한 국민만 바라보는 일관된 정치를 하는 데 좀 더 의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으로선 독자 행보가 입당보다 더 리스크가 낮은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입당의 경우 당장 당내 검증 위협부터 중도 확장성까지 잃을 것이 많기 때문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지레 입당할 경우 당내 대선 후보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그럴 경우 중도 확장은 물론 윤 전 총장의 핵심 지지층인 국민의힘 지지층도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지지층이 대안을 발견하기 힘들기 때문에 외연을 확대하다 단일화로 승부를 하는 게 더 큰 대선 전략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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