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본경선에 진출한 김두관(왼쪽부터),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이재명, 추미애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 후보 선출 시기를 9월에서 10월로 연기했다./뉴시스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본경선에 진출한 김두관(왼쪽부터),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이재명, 추미애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 후보 선출 시기를 9월에서 10월로 연기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사태 여파로 대선 후보 선출을 5주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대선 경선 판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민주당 지도부는 일부 후보들의 경선 연기 요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당헌에 따라 예정대로 선거 180일 전에 대선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 사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민주당은 지난 19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경선 연기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전국순회 경선 일정 시작일은 8월 7일에서 9월 4일로 변경됐다. 후보 확정일은 9월 5일에서 10월 10일로 연기됐다. 과반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실시되는 결선투표도 9월 10일에서 10월 중순으로 미뤄졌다.

각 후보 진영은 민주당 지도부의 대선 경선 연기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히면서도 판세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 박성준 대변인은 경선 연기 결정 이후 논평을 내고 “경선 시기와 방법은 경선후보 사이의 유불리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라며 “민주당과 당 선관위의 경선연기 결정에 겸허히 따르겠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지금은 당이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엄혹한 시기다. 민주당 소속의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며 “서로를 향한 무분별한 네거티브 공방이 아니라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의 장으로 대회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20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선 연기로)유리해질 수도 있고 불리해질 수도 있는 건데 유불리를 떠나서 지도부로선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민주당 판세 요동, 유불리 예측불허

민주당의 대선 경선 연기가 각 후보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최근 민주당 대선 경쟁 구도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 후보 선출 시기가 연기된 것이어서 판세 추이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예비경선을 거치면서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이재명 지사 1강 구도가 ‘이재명 대 이낙연’ 양강구도로 변동되고 있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선 판세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경선이 연기된 것이기 때문에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따지기 힘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강을 위협받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입장에서는 지지율이 더 흔들리기 전에 경선을 빨리 마무리 짓는 것이 유리할 수 있지만 또다른 측면에서는 전략을 재정비하고 다시 대세론을 굳힐 시간을 벌게 된 측면도 있다.

이낙연 전 대표 입장에서는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경선이 연기되면서 제동이 걸린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 흐름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이기 때문에 경선 연기로 역전의 기회를 만들 시간을 얻었다고 볼 수도 있다.

3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정세균 전 국무총리, 박용진‧김두관 의원도 지지율 반등을 노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얻은 셈이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지금 판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선이 연기됐다고 해서 각 후보의 유불리를 말하기는 어렵고 누구든 이 상황을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주어진 시간을 누가 최대한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이다. 이것이 캠프의 역량이고 승리의 요인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지사 입장에서는 코로나 재확산 사태 이전에 대세론을 형성해서 경선을 빨리 끝내는 것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경선이 연기된 시간 동안 지금 흔들리고 있는 기조를 좀 다잡아서 새로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이낙연 전 대표 입장에서는 상승세 여세를 몰아서 가는 것에 약간 제동이 걸린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아직도 이 지사와 지지율 차이가 나기 때문에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시간을 버는 측면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YTN에서 경선 연기로 인한 판세 전망에 대해 “이제 굉장히 예측불가능해졌다고 생각한다”며 “추석 때까지 얼마만큼 끌어올리느냐. 나머지 후보들한테도 상당히 기회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이어 “굉장히 네거티브라든지 혹은 기타 등등 아주 절박한 그런 선거운동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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