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송구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까지 끌어들이며 ‘미숙하다’고 평가했다. 지지율 정체 등으로 인해 방향성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아쉬운 점은 과거 안 대표가 정치에 대해 미숙했을 때 방향성을 설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으셨을 때 했던 판단들과 아주 비슷한 판단을 하신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전날(20일) 대구 KBS와 인터뷰에서 “지역에서 배출한 대통령에 대한 수사 소추를 했던 것에 대해 섭섭하거나 비판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마음 속으로 송구한 부분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이 사실상 지지율 정체 등 ‘위기론’이 커지는 가운데, 보수 진영 표심 결집을 노린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문제는 이러한 윤 전 총장의 발언이 그가 보여줬던 행보와 상반됐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이번 발언으로 도로 ‘탄핵의 강’에 빠져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날 한 방송 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이 장외에서 머무는 이유가 중도 확장성을 가지려고 늦춘다는 것이 공통의 이해인데 그 발언은 저희 중에서도 오른쪽으로 가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라디오에서도 “(전당대회 당시) 대구 시민들께서 이준석 탄핵에 대한 생각에 동의해주신다면 과거 박근혜 정부랑 이명박 정부 수사했지만, 문재인 정부에 맞섰던 어느 검사는 용기를 잃지 않고 우리와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며 “그런데 그 검사가 용기를 좀 잃은 것 같다”고 윤 전 총장을 직격했다.

궁극적으로 윤 전 총장이 위기론을 탈피하기 위해선 입당이 꼭 필요하다는 게 이 대표의 입장이다. 그는 “(윤 전 총장이) 전문적인 인사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하려면 여의도 한복판에서 겨뤄야 하고, 그러면서 사람도 드나들고 하면서 해야 되는 것”이라며 “여의도를 회피하면서 정치하시는 분들의 모델은 대부분 성과가 안 좋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윤 전 총장이 중도 확장이라는 방향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본인이 밖에 있는 이유는 중도 확장성을 늘리기 위해서인데 형식의 혼란이 아니라 방향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고 하면 그것 자체는 문제”라며 “그건 바로 잡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당내에선 이 대표의 지적과 상반된 반응도 나온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발언은 탄핵이 잘못됐다 잘됐다가 아니라 수사 책임자로서 누구든지 느끼는 감정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정무적으로도 잘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