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본경선에 진출한 김두관(왼쪽부터),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이재명, 추미애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백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뉴시스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본경선에 진출한 김두관(왼쪽부터),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이재명, 추미애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백제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후보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적통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문제로 공방전을 벌였던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이번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백제 발언’을 놓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는 이 지사의 발언은 사실상 ‘지역주의 조장’이라고 공격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적어도 민주당 후보라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묻어두어야 할 것이 있다. 지역주의”라며 “맥락이 무엇이든, 그것이 지역주의를 소환하는 것이라면 언급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이 지사의 사과와 경선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 전 총리는 “백제라니, 지금이 삼국시대인가. 용납 못할 민주당 역사상 최악의 발언”이라며 “가볍고 천박하며 부도덕하기까지 한 꼴보수 지역 이기주의 역사 인식이며, 정치적 확장력을 출신 지역으로 규정하는 관점은 사실상 일베와 같다”고 거친 비판을 가했다.

정 전 총리는 “제주, 강원, 호남, 충청 출신은 통합의 주체도 국정의 주체도 못 된단 말인가”라며 “이토록 당을 욕보이고 어찌 민주당을 대표할 수 있나.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즉각 당원과 국민께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김두관 의원은 이 지사를 두둔하며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낙연, 정세균 두 후보는 지역주의를 불러내지 말라”며 “앞뒤를 보니 이재명 후보 인터뷰는 그런 의도가 아닌 게 분명하다. 이건 군필원팀 사진보다 더 심한 악마의 편집”이라고 주장했다.

박용진 의원은 공방전에 가담하고 있는 다른 후보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박 의원은 “잠깐이지만 쪽방촌 주민들의 폭염 속 힘겨운 삶을 살피면서 네거티브 논쟁 등 삼국시대 수준의 논쟁으로 뒷걸음질 치고 있는 민주당 경선이 부끄러웠다”며 “국민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라는데, 정치는 백제시대 이야기에 머물러 있다. 민생을 살리라는데 혈통만 따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지사 측은 이 지사의 발언 맥락 전체를 봤을 때 전혀 문제가 없는데도 일부 후보가 지역주의로 몰아가며 정치적 공세를 하고 있다며 발끈했다.

‘이재명 캠프’ 박성준 대변인은 YTN 라디오에서 “맥락상 볼 때는 문제가 없는 건데, 이낙연 캠프 쪽에서 지역주의라고 하는 부분을 가지고 문제제기를 해서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의 언론 인터뷰를 보면 눈을 씻고 찾아봐도 지역주의에 대한 내용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정세균 전 총리의 경선 후보직 사퇴와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공격 자체가 단순하게 정치적 공세”라며 “이런 공세가 민주주의 퇴행”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22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해 전당대회 단독 출마 했을 때 내가 진심으로 ‘꼭 잘 준비하셔서 대선에서 이기시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내가 이기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그때는 지지율이 매우 잘 나올 때였다”며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도 충청하고 손을 잡은(DJP연합) 절반의 성공이었지 않나”라며 “이긴다면 역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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