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오는 30일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한다. /뉴시스
쌍용자동차가 오는 30일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한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뼈를 깎는 고강도 자구안을 실행하며 새 주인 찾기에 희망을 걸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운명의 날’이 임박했다. 쌍용차는 오는 30일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할 예정이다. 여전히 확실하고 든든한 인수 후보는 등장하지 않고 있지만, ‘2파전’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는 물론 국내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인수전이 본격적인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를 향한 관심도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 전기차냐 북미냐… 인수전 윤곽 ‘주목’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와 매각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은 오는 30일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한다. 인수전의 신호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하지만 앞서도 확실한 인수 후보가 나타나지 않았던 가운데,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인수 의사를 밝힌 주체는 있다. 그중에서도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 에디슨모터스와 HAAH오토모티브 창업주인 미국의 듀크 헤일 회장이 ‘2파전’ 양상을 형성할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양쪽 모두 안정적인 인수 후보로 보긴 어렵다. 먼저,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89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중소기업이다. 쌍용차가 지난해 3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액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규모 면에서 쌍용차와 비교조차 어렵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것이란 지적과 함께 자금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에디슨모터스 측은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 차례 주인이 바뀌며 혼란을 거듭해온 쌍용차의 흑역사를 끊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내비치고 있다. 특히 자금 확보 방안에 대해선 현재까지 2,700억원을 모았으며, 이를 기반으로 상장회사를 인수해 더 큰 투자를 유치한다는 구체적 계획까지 제시했다.

또 다른 후보인 듀크 헤일 회장 측은 최근 큰 혼란을 겪었다. 당초 듀크 헤일 회장은 중국합작사 HAAH오토모티브를 통해 중국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북미지역에 판매할 계획이었으며, 매물로 나온 쌍용차 또한 생산기지 중 하나로 활용하기 위해 인수 의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중관계 악화라는 커다란 악재로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어려워지면서 최근 HAAH오토모티브의 최근 파산신청 소식이 전해졌다. 

다만, 듀크 헤일 회장은 이후 ‘카디널 원 모터스’를 설립해 쌍용차 인수를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중국을 기반으로 한 사업계획은 무산됐으나, 쌍용차를 인수해 생산기지로 활용하는 계획엔 별다른 영향 및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듀크 헤일 회장 역시 자금력이나 향후 사업 지속가능성 등이 명쾌한 것은 아니다. 핵심 외부 투자자 그룹의 실체가 불투명한데, 쌍용차 인수 및 향후 사업을 위해선 이들의 동의 및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여러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쌍용차 측은 우선 듀크 헤일 회장 측을 새 주인으로 맞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여기고 있다. 인수 의향을 밝힌 다른 후보에 비해 자금력 등을 신뢰할 수 있는 데다, 향후 사업방향에 있어서도 안정적이고 기대할 만한 요소가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의 새 주인이 될 경우, 쌍용차는 대대적인 체질개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기차 부문으로의 전격적인 방향 전환은 물론이고,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신차개발비용 등 운영 전반에 있어서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물론 대대적인 혁신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칫 그동안 쌓아온 쌍용차의 근간을 흔드는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기존 쌍용차 구성원들과의 갈등이나 마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러 이유로 사정이 어려워진 상태라고는 해도, 국내 중소기업에 인수되는 것이 쌍용차 내부에선 썩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듀크 헤일 회장 측은 생산기지로서 쌍용차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방향성과 독립성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아울러 쌍용차가 그동안 공략하지 못했던 북미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지점이다. 쌍용차 입장에서도 듀크 헤일 회장 측이 구축하고 있는 북미시장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SUV 명가’로서 꿋꿋한 발걸음을 이어온 쌍용차가 어떤 새 주인과 새 미래를 맞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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