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기습 입당’에 대해 맹비난하면서, 윤 전 총장과 보수 진영을 갈라치기 하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에 발생한 ‘컨벤션 효과’를 견제하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송영길 “윤석열, 압수수색 집행하듯 입당”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전 총장의 지난달 30일 ‘기습 입당’을 언급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 지도부가 당사를 비운 상태에서 전격 입당해 당 대표를 무시했다는 논란이 나온 바 있다.

송 대표는 “윤 전 총장이 당 대표인 이준석 대표가 없는 사이에 입당했다고 한다”며 “좀 특이하게, 마치 특수부 검사가 압수수색 영장을 갑자기 예고 없이 집행하듯 입당을 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당 대표를 노골적으로 무시한 행위가 아닌지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백혜련 최고위원은 같은 자리에서 “국민의힘 내에 대선후보가 부재하다보니 나타난 촌극”이라며 “훈련 안 된 아마추어가 국가대표 하겠다는 것으로, 국민의힘은 부끄러워하라”고 비판했다. 김영배 최고위원도 “지지율이 떨어지자 허겁지겁 입당한 것”이라며 “방탄용·도피용 입당”이라고 깎아내렸다. 

민주당 대선주자들도 윤 전 총장의 입당을 평가 절하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주목보다 먼저 걱정이 된다”고 했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정치검찰을 받아들인 국민의힘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역사의 공범”이라고 맹폭했다. 김두관 의원은 “윤석열과 손 잡은 국민의힘의 본질이 드러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 민주당 대선주자들도 비판에 가세

송 대표 등 민주당 인사들의 발언은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컨벤션 효과를 불러왔기 때문에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외부 인사였던 윤 전 총장의 기습 입당 등을 거론하며 보수 진영과의 틈을 벌리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송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전 총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했던 ‘부정식품’ 발언과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송 대표는 “박 전 대통령도 불량식품(부정식품)을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단속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킨 윤 전 총장은 불량식품 대해서 생각이 다른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후보로서 성폭력·학교폭력·가정파괴범·불량식품을 ‘4대 악’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에 송 대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주도했던 윤 전 총장이 보수 진영과는 ‘간극’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환기시킨 것으로, 앞서 ‘기습입당’ 논란을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실제로 입당을 하면서 윤 전 총장은 컨벤션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30~31일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윤 전 총장은 전주보다 5.4%p 오른 32.3%를 기록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1.4%p 오른 27.4%였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이 지사와의 격차를 0.9%p에서 4.9%p로 벌린 셈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윤 전 총장과 이 지사가 10%p 넘게 벌어지는 결과도 나왔다. 세계일보 미래한국연구소가 PNR리서치와 지난달 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차기후보 적합도에서 35.3%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지사는 23.2%를 얻었다.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의 지지율 격차가 12.1%p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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