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흑자 전환 후 2016년까지 매출·이익↑, 급여 비율↓
2017년 급여 비율 1%대 진입… 2018년부터는 급여 연 1,000억원도 안 써
기본급 인상 인색한 구두쇠 경영… 최근 5년 급여 비율 평균 유일하게 1%대

르노그룹 본사 고위 임원이 르노삼성 부산공장에 대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르노삼성
르노삼성자동차는 국내 완성차 업계 가운데 연간 매출 대비 급여 비중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르노삼성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임금단체협약(이하 임단협)을 두고 노사 간 진통이 지속되고 있다. 사측은 지난 2018년과 2019년에 이어 올해도 ‘기본급 동결’안을 들고 나왔고, 노동조합 측은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노조 측은 “올해도 기본급을 동결하면 임금삭감안이나 다를 바 없다”고 토로한다.

뿐만 아니라 노조 측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르노삼성의 급여가 가장 적은 수준이고, 매출 대비 비율로 따지면 1%에 불과하다고 꼬집으면서 임금 인상 주장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르노삼성 사측이 노조 측에 기본급 동결을 제시하는 근거는 지난해 8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출을 최소화해 손실을 줄여야 함께 생존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지난 8년간 르노삼성의 실적을 살펴보면 그간 매출 및 이익은 늘어나는 구조에서도 매출 대비 급여 비율은 하락하는 구조를 보였다. 그간 매출과 이익 상승폭 대비 인건비 인상이 적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르노삼성이 흑자전환에 성공한 2013년의 매출은 3조3,336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45억원, 171억원 등을 기록했다. 당시 르노삼성 노조는 회사가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영업 손실(총 3,870억원)을 기록한 것을 감안해 기본급 동결을 전제로 한 임단협에 합의했다. 그 해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급여 및 복리후생비의 총계는 1,204억원으로, 매출 대비 급여 비중은 3.61% 수준이었다. 이는 당시 현대자동차의 매출 대비 급여 비중(3.90%)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후 르노삼성의 상황은 점차 나아졌고, 노사 간 임단협에서 기본급 인상도 이뤄졌다. 그러나 기본급 인상 폭이 적어 총 매출 대비 급여 비중은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었다.

2013년 흑자 전환을 기준으로 2014년 르노삼성 임단협 최종 합의안에는 △기본급 6만5,000원 인상 △격려금 300만원 지급 △생산성 격려금(PI) 150% 선지급(국내 판매 목표 달성 시 50% 추가 지급) 등이 담겼다. 2015년 임단협에서는 △기본급 4만2,300원 인상 △대타협 격려금 700만원 △호봉제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최종 합의안이 통과됐다.

2016년에도 △기본급 3만1,200원 인상 △생산성 격려금 지급 △신차 출시 격려금 300만원 등 인센티브 80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임단협 합의안이 타결됐다. 2017년도 6만2,400원 기본급 인상을 전제로 임단협 타결이 이뤄졌다.

/ 표=제갈민 기자, 자료=르노삼성자동차 감사보고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르노삼성자동차의 지난 8년간 실적 테이블. 2013년 흑자전환 후 2019년까지 7년간 흑자 경영을 이어왔으나, 그간 매출 및 영업이익 상승폭에 비해 급여 인상폭이 적어 매출 대비 급여 비율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 / 표=제갈민 기자, 자료=르노삼성자동차 감사보고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러나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임금 인상폭을 매출 및 영업이익 상승에 빗대보면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다. 특히 2015년에는 매출이 5조183억원, 영업이익이 3,262억원 등을 기록해 2014년 대비 매출은 26.27%, 영업이익은 121.15%(2.2배) 급등했음에도 2016년 임단협에서 근로자들의 기본급은 3만1,200원 인상에 그쳤다.

또 2016년에는 신차 SM6의 돌풍과 수출 물량 확대 등을 통해 6조2,484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4,175억원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6년 기록적인 실적에 2017년 르노삼성 노조 측은 임단협 협의에서 기본급 15만원 인상 등을 제시했으나 결국 6만2,400원 기본급 인상에 합의를 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르노삼성의 매출 대비 급여 비율은 매해 △2013년 3.61% △2014년 3.06% △2015년 2.67% △2016년 2.08% △2017년 1.96% 등으로 줄어들었다. SM6의 질주가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이어졌으나 매출 증가에 비해 급여 인상이 상대적으로 인색해 결국 2017년 매출 대비 급여 비율은 1%대에 접어들었다.

이후 2018년과 2019년은 기본급 동결로 임단협이 타결됐고, 2018년 매출 대비 급여 비율은 1.16%까지 추락했다. 뿐만 아니라 그간 연간 급여로 1,200억원∼1,300억원 수준을 지출했지만, 2018년부터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총 급여가 600억원대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르노삼성의 매출 대비 급여 비중은 지난 4년간 1%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르노삼성 사측은 지난해 임단협을 올해까지 끌고 오면서 2020년 적자를 근거자료로 노조 측에 또 한 번 2020년 및 2021년 기본급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급여 인상에 인색한 구두쇠 경영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와 비교를 하더라도 르노삼성의 급여 비중은 최하위 수준이다. 별도 재무제표 및 감사보고서 기준 최근 5년간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지엠 3사의 연간 매출과 급여를 비교한 결과 총 매출 가운데 급여 비중이 1% 수준인 기업은 ‘2020년 한국지엠’에 불과하다. 한국지엠도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매출 대비 급여 비중이 2% 정도를 유지했다.

2016년부터 2020년 기간 동안 매출 대비 급여 비율 평균치는 △현대차 3.67% △기아 2.67% △한국지엠 2.15% 등이다. 동기간 르노삼성의 급여 비율은 1.70%로 큰 차이를 보인다.

한편, 현재 올해 임단협 타결을 이뤄내지 못한 한국지엠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에도 임단협 협상 테이블에서 노사 간 △기본급 3만원 인상(호봉승급 포함) △일시·격려금 450만원 등 내용의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으나 일부 조합원들의 요구에 미치지 않아 부결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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