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신경전이 거세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합당을 미루고 대선 경선이 본궤도에 오른 ‘11월 단일화’를 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에선 이러한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는 모습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가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런저런 복잡한 계산을 하다 보면 나중에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가 말한 ‘복잡한 계산’은 안 대표의 ‘막판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전날(2일) 청와대 앞에서 드루킹 사건과 관련 1인 시위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지자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플러스통합이 돼야한다”며 “단순히 중도 정당 하나를 없애버리는 마이너스 통합으로는 정권 교체는 불가능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서는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안 대표가 결국 합당을 미루면서 당분간 독자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가 전날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했던 것처럼 정권교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본경선에서 소수의 지지율 싸움이 이어진다면 안 대표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이러한 ‘막판 단일화’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안 대표가) 자신의 어떤 가치를 최대한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하나의 카드로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저와 우리 당 판단으로는 그때 가서 단일화하겠다고 할 만큼의 힘이 국민의당과 안 대표에게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관심이 야권이 단일화해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라는 데 힘이 모아져 있는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의 당선도) 야권이 단일화돼 정권 심판 뜻을 확실하게 구현할 구심체가 돼 달라는 뜻인데, 그 큰 흐름을 거스를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1월에 가서 어떻게 하겠다고 한다면 그거는 또 다른 커다란 오판이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갈등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냥 합당에 대해서 Yes냐 No냐가 중요하고, 만나는 것에 대해 Yes냐 No냐만 답하시면 된다”고 안 대표를 압박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이 대표와 만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의 제안에 응하면) 고압적 태도에 견디지 못해 굴종적으로 들어가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지금 현재로선 안철수 대표도 이 대표와 만남의 필요성에 대해서 잘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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