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대선 주자들의 첫 공식 행사로 ‘쪽방촌 봉사활동’을 기획했지만, 당내 유력 주자들이 모두 불참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일각에선 ‘이준석 패싱’이라는 지적도 나오는 가운데, 이 대표는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의 공식 일정을 참석하지 않고 무엇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건 후보의 자유”라면서도 “하지만 당에서 국민들에게 이번 경선 내내 봉사하겠다는 의지로 준비한 첫 출발의 이벤트에서 그것보다 중요한 게 무엇일지는 아마 국민들이 의아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주민들에게 삼계탕과 얼음물을 전달하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당내 주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첫 공식 행사였다. 후보들을 홍보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당내 유력 주자들이 불참하면서 취지는 무색해졌다. 야권 지지율 1~4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모두 개인 일정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당일 출마 선언식을 한 최 전 원장을 대신해선 부인 이소연 씨가 참석했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당내 주자들과 이 대표 간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후보들 간 비방전도 새어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모처럼 당에서 준비한 행사를 이런 식으로 보이콧하면 과연 '원팀 경선'이 될까 의문”이라며 “어렵게 행사를 준비한 당은 또 뭐가 되냐”라고 힐난했다. 반면, 홍준표 의원은 “이미 휴가라고 공개까지 하고 지방에 내려와 쉬고 있는데 당 대표 행사 불참이라고 당내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다분히 고의성이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5일에도 씁쓸한 심정을 밝혔다. 그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일부 캠프에서 이준석이 사람 오라 가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저는 봉사활동 가라는 것에 의결권을 행사한 바 없고 조언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신이 대선 주자들을 좌지우지한다는 평가를 일축한 것이다.
그러면서 “만약 그렇게 나가면 경선 준비위원회에 10분 가까이 계신데, 이분들이 굉장히 자존심이 상할 것”이라며 “선의로 봉사활동이라는 일정을 만들었는데 거기다 대놓고 정치적 의도 또는 대표가 오라 가라 하냐며 실제와 다른 이야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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