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가 오는 27일을 기해 대리운전 서비스를 종료한다. /뉴시스
타다가 오는 27일을 기해 대리운전 서비스를 종료한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쏘카 자회사 VCNC에서 운영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가 대리운전 시장에서 퇴장한다. 앞서 제기된 대리운전 서비스 철수설이 곧장 현실로 이어진 모양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점과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 이후 재기 모색으로 분주한 상황 등을 고려하면 더욱 눈길을 끈다. 한편으론 쏘카 상장을 위한 결단이란 분석도 나온다.

◇ 10개월 만에 퇴장하는 ‘타다 대리’

택시업계와의 극심한 갈등과 검찰 기소, ‘타다 금지법’ 통과 등으로 한바탕 풍파를 겪은 타다는 지난해 4월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전격 종료했다. ‘타다 금지법’이라 불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서비스를 지속하는 것이 ‘불법’이 됐기 때문이다.

이후 한동안 뒷수습 및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던 타다는 지난해 10월 가맹택시 ‘타다 라이트’와 대리운전 ‘타다 대리’를 론칭하며 재기를 모색하고 나섰다. 특히 타다는 호출 후 15분 내 드라이버 도착을 보장하는 ‘바로대리’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선보이는 등 차별화 및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달 중순, 타다의 대리운전 시장 철수설이 제기됐다. 타다 측 역시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지만 철수를 포함한 방안들을 검토 중인 것은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타다는 지난달 말 대리운전 서비스 종료를 공식 발표했다. 이에 현재 타다 공식 홈페이지 내 제공 중인 서비스를 소개하는 페이지엔 ‘타다 대리’가 자취를 감춘 상태다. 아직까진 타다 앱을 통해 대리운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지만, 오는 27일을 기해 이 또한 완전히 종료될 예정이다.

타다는 대리운전 서비스를 종료하기에 이른 이유로 ‘코로나19 사태’를 지목했다. “친절하고 안전한 대리운전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의 장기화로 인해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고 밝힌 것이다.

하지만 타다의 이 같은 설명은 다소 군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타다가 대리운전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였고, 사태 악화 및 장기화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리스크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시장 상황 악화 못지않게 치열해진 경쟁도 타다가 백기를 들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전화호출 서비스업체의 비중이 여전히 상당한데다, 타다보다 먼저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해 있던 카카오모빌리티는 물론 타다 이후 시장에 뛰어든 티맵모빌리티에 맞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타다를 시장 철수로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전화호출 대리운전업체 ‘1577 대리운전’을 품으며 대리운전 서비스 확대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한편으론 내년 초로 예정된 쏘카 상장도 대리운전 서비스 철수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미리 제거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타다는 야심차게 선보인 서비스를 1년도 채 안 돼 종료하며 체면을 구기는 것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아울러 재기를 향한 타다의 분주한 발걸음도 꼬이게 된 모습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