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는 늘어나는데 전셋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뉴시스
1인 가구는 늘어나는데 전셋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송대성 기자  집값 상승은 아파트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었다. 원룸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주요 수요층인 ‘2030’세대의 부담감이 가중되게 됐다. 

4일 부동산정보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6월 서울의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주택 전세 거래를 분석한 결과 전용 30㎡ 이하 원룸의 평균 보증금은 1억6,883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1억5,477만원)보다 9.3%나 상승한 수치다. 

KB부동산에 따르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7.5%(4억9,148만→6억2,678만원) 올랐다.

원룸 전셋값이 가장 비싼 지역은 서초구(2억6,721만원)로 나타났다. 이어 △강남구(2억842만원) △용산구(2억762만원) △강서구(2억715만원) 순이었다. 

1년 전 원룸 전셋값이 2억원이 넘는 곳은 서초구와 강남구 2곳뿐이었지만 올해 4곳으로 늘어난 것이다. 양천구(1억9,985만원)와 송파구(1억9,693만원) 등도 2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전셋값이 가장 크게 오른 지역은 강북구였다. 9,821만원으로 1년 사이 45.9%나 올랐다. △금천구(26.7%·1억7,275만원) △성북구(25.6%·1억5,257만원) △구로구(22.0%·1억6,824만원) 등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 1인당 주거면적도 제일 작아… 늘어나는 1인 가구 

전국에서 1인당 주거 면적이 제일 적은 서울. 그러나 집값은 계속 치솟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일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일반가구 2,046만4,080가구의 가구당 주거 면적은 70.1㎡(21.2평)로 집계됐다.

일반가구는 기숙사나 노인요양시설 등에 집단으로 사는 가구를 제외하고 가족 가구, 가족과 5인 이하 남남이 함께 사는 가구, 가족이 아닌 남남끼리 함께 사는 5인 이하의 가구, 1인 가구 등을 모두 포함한 기본 생활 단위를 뜻한다.

일반가구원의 1인당 주거 면적은 29.7㎡(9.0평)였다. 주요 선진국 미국(65.0㎡·2019년 기준), 일본(40.2㎡·2018년 기준), 영국(40.5㎡·2018년 기준) 등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더욱이 서울의 1인당 주거 면적은 26.6㎡(8.1평)에 그치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좁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2030’ 1인 가구는 1년 새 급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국내 총 2,148만 가구 가운데 1인 가구의 비중은 31.7%에 달했다. 지난 2000년 기준 15.5%였던 1인 가구가 20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20대와 30대의 1인 가구는 전년 대비 각각 13.3%, 7.7% 늘어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사실상 경제활동을 하면서 내 집 마련과 결혼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 1인 가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인 도움 없이 젊은 층이 거주지를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다. /뉴시스
경제적인 도움 없이 젊은 층이 거주지를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다. /뉴시스

◇ ‘부모 찬스’ 없으면 웁니다

그러나 아파트 거래 시장에서 ‘2030’세대는 강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2일 공개한 월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4,240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030’세대의 거래 비중은 40.7%로 전체의 절반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계속되는 집값 상승으로 인해 ‘패닉바잉’(공황매수)이 분위기가 지속된 것이지만 현재 집값을 고려하면 사실상 부모세대의 자금투자와 조언이 더해진 거래라는 분석이 따른다.

부모로부터 경제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빈부격차도 가팔라지고 있다. 

4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2020 증여세 연령별 결정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이하와 20대, 30대가 △토지·아파트 등 건물 △유가증권 △금융자산 △기타자산 등을 물려받아 증여세 납부가 결정된 건은 총 7만1,051건, 증여 재산가액은 12조1,708억원이다.

10~30대의 증여건수가 7만건을 돌파하고 재산가액이 12조원을 넘긴 것은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작년과 비교하면 납부 건수는 2,898건, 증여 재산가액은 1,911억원이 늘어났다. ‘부모가 부자면 자식도 부자다’라는 말이 와닿는 수치다.

양 의원도 이러한 현상에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상속·증여로 인한 양극화는 미래를 열어갈 젊은 세대들의 근로의욕 저하, 사회적 비효율과 같은 각종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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