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좌6구역 재건축 사업을 두고 DL이앤씨(위)와 롯데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재건축 조합에 제시하며 사업을 따내기 위해 열을 올렸다. /DL이앤씨·롯데건설
북가좌6구역 재건축 사업을 두고 DL이앤씨(위)와 롯데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재건축 조합에 제시하며 사업을 따내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DL이앤씨·롯데건설

시사위크=송대성 기자  북가좌6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시공사 수주전이 뜨겁다.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서대문구는 감독 강화와 부정행위 단속반 운영 등 특단의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북가좌6구역 재건축은 북가좌1동 327-1번지 일대 10만6,656㎡ 대지에 1,903세대(23개 동)의 대단지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여기에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이 수주 입찰에 참여해 격돌한다. 

두 건설사는 조합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시하며 사업을 반드시 따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DL이앤씨는 ‘드레브372’를 제안한 가운데 롯데건설이 ‘르엘’(LE-EL)로 맞불을 놓자 ‘아크로’ 카드까지 꺼냈다. DL이앤씨가 강북 지역에 ‘아크로’ 브랜드를 붙이는 것은 ‘성수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에 이어 두 번째다. 르엘 역시 강북에서는 최초다.

◇ 4년 만에 재격돌하는 DL이앤씨-롯데건설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이 서울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맞붙는 건 4년 만이다. 두 건설사는 지난 2017년 서울 강남구 대치2지구 재건축 사업의 시공권을 두고 격돌했고 당시에는 롯데건설이 3표 차로 웃었다. 

롯데건설을 고급화를 앞세워 다시 한 번 시공권을 따내겠다는 다짐이다. 빌트인 가구를 비롯해 최고급의 편의시설을 포함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최고급 유럽산 마감재를 사용해 타 단지와는 확연히 다른 단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DL이앤씨는 ‘드레브372’에 ‘아크로’까지 입히며 단지 전용 브랜드를 통해 롯데건설에 설욕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여기에 전 세대 판상형 구조 편명과 주거 플랫폼 ‘C2 하우스’, 축구장 5배 크기의 초대형 중앙 공원 ‘보타닉 파크 플라자’ 등 특화 설계와 조경 계획을 밝히며 조합원들의 표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두 건설사의 수주전이 달아오르자 서대문구는 혹시 모를 불법행위를 엄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지난 3일 북가좌6구역에 대한 시공사 선정 관련자료를 면밀히 검토하고 위반사항이 있으면 엄중히 조치토록 관계 공무원들에게 주문했다.

문 구청장은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의 금품수수 등 불법 행위가 적발되면 건설사뿐만 아니라 법인 대표까지 법에 따라 조치하고, 서울시에 보고해 시공자 선 취소 및 과징금 부과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서대문구는 또 이달 중순께 시공자 선정 투표가 이뤄질 조합원 총회 현장에 관련 부서 직원들과 공공변호사를 참석시켜 위법 상황이 발생하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북가좌6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수주 경쟁 과열을 우려한 언론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위법 행위로 인한 조합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감독을 지시했다.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수주 경쟁 과열을 우려한 언론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위법 행위로 인한 조합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감독을 지시했다. /서대문구

◇ 강남도 아닌데… 북가좌6구역은 왜 주목받나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이 강남권도 아닌 지역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두 건설사가 판단하기에 북가좌6구역은 사업성이 뛰어난 지역이라는 얘기다. 

북가좌6구역의 총 사업비는 4,000억원대로, 세대 수와 사업비 측면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일 만큼 규모가 크진 않지만, 서울에서 흔하지 않은 정비사업이라는 점 때문에 관심이 모인 것으로 풀이된다.

북가좌6구역은 지하철 6호선·경의중앙선·공항철도 등 3개 노선이 지나는 미디털미디어시티(DMC)역 인근으로 트리플 역세권으로 불린다. 또 수색로·강변북로·내부순환로 등이 가까워 우수한 입지를 자랑한다. 

아울러 서울 서북권 개발의 핵심인 수색역세권 개발도 계획돼 있다. 이는 DMC역사 안에 업무공간과 문화관광시설, 상업시설을 조성하고 상암과 수색지역을 잇는 보행로와 차로 등을 설치하는 내용이다.

또한 지상철을 사이에 두고 방송사와 대기업 오피스가 집중된 DMC업무지구와 인접해 있어 일자리 배후수요도 풍부하다는 평가다. 

당초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는 14일로 예정됐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연기된 상황이다.

과연 DL이앤씨의 ‘아크로’ 제안이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롯데건설이 4년 전의 기억을 되살리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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