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율이 20%선 밑으로 떨어지며 대권 레이스에 경고등이 켜졌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율이 5개월 만에 처음으로 20% 밑으로 떨어졌다. 연이은 말실수 논란이 지지율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실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19%로 조사됐다. 지난 3월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이후 10%대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퇴 이후 잠행이 길어지며 부침을 겪을 때에도 20% 선은 무너지지 않았다. 윤 전 총장에게 이번 결과가 뼈아플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각종 ‘구설’에 올랐던 것이 지지율 하락의 직접적 원인으로 거론된다. ‘120시간 노동’, ‘대구 민란’ 등의 발언으로 홍역을 치렀던 윤 전 총장은 최근 ‘가난한 사람에게 부정식품이라도 먹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상황이 진정되기도 전에 설화는 계속됐다. ‘건강한 페미니즘’,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이 유출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같은 실언이 중도층의 마음을 얻는 데 걸림돌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설화로, 특히 여성들에게 반발을 샀다”며 “결국 관련된 발언들이 여성들 또는 중도층과 20‧30 MZ세대에게 영향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렇다 보니 그의 ′입당 효과′도 제한적인 모양새다.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6월 25일부터 26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중도층 지지율은 39.6%였지만, 입당한 지난달 30~31일 조사에선 35.3%에 머물렀다. 입당으로 불확실성을 제거했음에도 중도층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모두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배 소장은 통화에서 “조사 결과 한 달 추이를 보더라도 중도층은 완전히 회복이 안 되고 있다”며 “불분명했든 불확실했든 입당이 되고 나면 중도층 지지도도 함께 올라야 하는데, 설화로 중도층이 회복되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 윤석열, ‘레드팀’ 구성해 리스크 관리

국민의힘 입당으로 대권 행보에 동력을 기대했던 윤 전 총장에겐 ‘경고등’이 켜진 모양새다. 입당식에서 당원으로서 당의 외연 확장에 힘쓰겠다는 포부도 희미해졌다. 가족 의혹에 대한 불확실한 해명, 당내 ‘주도권 다툼’ 논란도 윤 전 총장의 부담감을 높이고 있다. 

당 안팎에서 그를 향한 ‘십자포화’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당내 대선주자들은 ‘망언에 가까운 실언’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여권에서도 날을 세우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1일 1 구설수에 국민적 반감(反感)이 많으니 반감(反感)효과가 있을 테고 그러다 보면 지지율도 반감(半減)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윤 전 총장 측도 ‘위기 상황’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부심이다. 윤석열 캠프 정무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캠프 내 레드팀을 만들어 재발 방지를 사전에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 두 번은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것들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그건 변명의 여지가 없게 된다”며 “오히려 분발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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