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되자 민주당은 부산·울산·경남(PK) 민심 다독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국민의힘도 여당에서 이탈한 PK 민심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되자 민주당은 부산·울산·경남(PK) 민심 다독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국민의힘도 여당에서 이탈한 PK 민심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부산·울산·경남(부울경·PK) 민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중도 하차로 PK 지역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는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려면 전략지역인 PK 지역 민심 확보는 필수다.

이에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달 29일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특위 첫 회의를 진행하고 공항 부지를 둘러보는 등 PK 민심 보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국민의힘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자신들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PK 지역에서 광역단체장 ‘빅3’를 민주당에게 모두 내주면서 속앓이를 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면서 자신감을 회복한 상태다.

국민의힘도 대선을 겨냥해 PK 민심 다잡기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최근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현장을 방문하고 부산시와 현안 간담회를 갖는 등 지역 현안 챙기기에 나섰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돼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자 여당에서 이탈한 PK 민심을 끌어오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에게 철퇴를 가했던 PK 민심이 내년 대선에서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다시 국민의힘 승리에 힘을 실어줄 것인지, 아니면 대선에서는 다른 선택을 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면 PK 민심의 향배를 쉽게 예측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우선 정당 지지도를 보면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여유 있게 앞서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30∼31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조사 결과, 민주당 27.4%, 국민의힘 40.5%로 집계됐다.

◇ PK 민심, 대선서 어떤 선택할까

그러나 각 대선주자 지지율을 보면 여론 흐름이 반드시 야당에게만 우호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PK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1.2%로 선두를 달렸고, 민주당 소속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5.6%였다. 뒤이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11.5%, 최재형 전 감사원장 6.5% 등의 순이었다.

PK에서 이재명 지사가 윤석열 전 총장을 앞선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실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조사 결과, 이재명 지사(24%)가 윤석열 전 총장(22%)을 2%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PK 지역 상황에 정통한 이 지역 한 언론 기자는 6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PK 지역에서 윤석열 전 총장과 이재명 지사 지지율이 출렁거리고 있는데 이 같은 현상을 지역적 구도로 분석하기는 어렵다”며 “PK 지역에서 진영과 지역 논리를 떠나서 대선 후보를 대통령의 자질 측면, 국민의 삶을 어떻게 바꿔줄 것인지 능력을 기준으로 보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지지는 정책적으로 잘해서라기보다는 오거돈·김경수 문제, 부동산 정책 실정 등에 대해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고 싶은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며 “PK에서 이재명 지사에 대한 지지가 잡히는 것은 이 지사를 ‘문재인 정부의 시즌2’로 보지 않는 심리와 이 지사가 정책적 어젠다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 어필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내년 대선이 탈진영, 탈지역, 탈이념적 성격으로 치러질 경우 PK 지역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PK 민심 향배에 대해 “이번 대선은 국가주의와 국민의 삶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와의 대결이라고 본다. 이번 대선이 실제적 전환기”라며 “이준석 돌풍에서 나타났듯 기존 정치 질서에 대한 부정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탈진영, 탈이념, 탈지역 현상이 나타나면서 과거 지역주의는 이번 대선에서 크게 변동 요인으로 작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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