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5일 인천 남동구 민주당 인천광역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 지사의 지사직 사퇴 문제를 놓고 경선 후보들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뉴시스(사진=이재명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5일 인천 남동구 민주당 인천광역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 지사의 지사직 사퇴 문제를 놓고 경선 후보들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뉴시스(사진=이재명 캠프 제공)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이 지사의 도지사직 사퇴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이재명 지사가 지사직을 유지한 상태에서 대선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면서 지사직 사퇴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여기에 민주당 대선 경선 선관위원장인 이상민 의원까지 가세해 “사실 이재명 후보가 지사직을 갖고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지 않나”라며 지사직 사퇴론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일부 대선주자가 이 지사를 두둔하고 나서면서 공방전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 지사 측은 사퇴 공세에 대해 '지사직 사퇴냐 경선 참여냐'를 두고 선택을 요구한다면 차라기 경선을 포기하겠다고 배수진을 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8일 MBN에 출연해 “제가 선거운동에서 좀 유리함을 확보하겠다고 도지사직을 던지면 무책임하다는 비난이 더 클 것 같다”며 “정말로 둘 중에 하나를 굳이 선택해야 된다면 제가 고민을 진짜 한 결과, 도지사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게 더 맞다”고 밝혔다.

이 지사 경선 캠프 홍정민 선임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재명 후보의 지사직 사퇴를 요구하는 분들께 묻겠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민주당 경선후보는 모두 광역·기초 단체장 신분이었다”며 “왜 당시에는 후보들에게 사퇴요구를 하지 않았는지, 상황에 따라 매번 달라지는 얄팍한 모습에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는 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흔히들 도청캠프라는 용어를 많이 쓰고 있다. 그런 이야기는 안 듣게 하는 게 좋다”면서 “이재명 지사의 지사직 사퇴 자체가 개인의 양심의 문제”라며 사퇴 압박을 계속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가 기본소득 홍보에 34억원을 썼는데 그런 일이 계속 생긴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건 경기도의 업무가 아니다”며 “당 선관위원장이 모처럼 말씀을 꺼냈으니까 그 차원에서 정리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경선 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재명 후보는 선택하라면 경선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며 “말씀 잘하셨다. 그렇다면 경선을 포기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김두관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 의원은 이 지사의 지사직 사퇴론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지사직 유지가 문제라면 국회의원직 유지도 문제라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2012년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기 위해 경남지사를 사퇴했다가 비판을 받은 바 있는 김두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두관의 사퇴를 비난하던 사람들이 이재명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 말이 되나”라며 “민주당의 기준은 하나여야 한다. 이 후보의 지사직 유지는 합법이며 정당하고 당연하다. 모두 사퇴 주장을 거두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추미애 전 장관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해 “이재명 후보의 지사직이 선거운동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면 현직 의원이신 후보들께서도 현직의 이점을 살리시라”며 “이낙연 후보도 후보등록 이후에 토지공개념 3법을 발의하고 이를 선거운동에 활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용진 의원도 “법적으로, 당내 규정에 문제가 아니면 선출직의 사퇴 여부는 경쟁자들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며 “이런 문제가 경선의 핵심 논란처럼 되는 게 안타깝다. 경기지사직이 문제라면 국회의원직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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