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숙고′의 시간에 돌입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숙고’의 시간에 돌입했다. 합당 결렬 이후 야권 통합을 둘러싼 당 대 당 신경전이 계속되자, 이를 끝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안 대표가 어떤 결단을 내릴 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안 대표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 “통합 관련해서 많은 분들의 다양한 견해를 들었다”며 “이번 주 동안 숙고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결심이 서는 대로 국민과 당원동지들께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합당을 둘러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사이 신경전은 격화돼 왔다. 일단 국민의힘은 오는 30일 대선 예비경선 후보자 접수가 시작되기 전까진 안 대표가 합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합당이 사실상 결렬된 이후 안 대표를 향해 직접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해 왔다. 9일부터인 휴가를 떠나기 전을 합당의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안 대표가 ‘결단’의 시간을 언급하자 국민의힘은 합당에 재차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숙고의 시간을 빨리 끝내고 절대다수의 정권교체 큰 흐름에 참여해 줄 거라 기대한다”며 “그렇게 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번 주 초까지를 합당 시한으로 못 박은 것에 대해선 “그저 정치적 선언”이라며 “요구를 떠나서 하루라도 빨리 합당을 해야 한다. 날짜 지났다고 그렇게 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 대표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 대표와 신경전을 펼쳐오며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은 합당 가능성을 낮게 만드는 요인이다. 안 대표 본인은 부인했지만, 당 내에서 ‘독자 출마론’이 피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의당 일각에선 야권 경선 흥행과 정권 교체를 위한 마중물로서 안 대표의 출마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제3지대’에 힘을 싣는 것도 합당의 변수로 거론된다. 안 대표가 밖에 머무르며 새로운 ‘제3지대’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김 전 부총리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만났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중도 확장에 나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국민의힘은 ‘제3지대’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김철근 국민의힘 당대표 정무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대표의 정치인생도 참 어렵게 간다”며 “자업자득이다. 누구의 탓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의) 10년의 정치가 제3지대 중도세력의 숙명을 그대로 보여준 행보”라며 “어찌보면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중대한 정치적 결단을 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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