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온라인 상에서 충돌했다. 대선 경선 과정을 둘러싼 지도부와 후보 간 갈등의 연장선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의원이 충돌했다. 지도부와 당내 후보와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윤 전 총장 측근인 정 의원이 이 대표를 직격하자 사태가 격화되는 양상이다.

정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남을 내리누르는 게 아니라 떠받쳐 올림으로써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적었다. 이 글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책 ′약속의 땅′을 발췌한 것이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정 의원이 이 대표를 비판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가 그간 당내 주자들과 연이은 설전을 벌인 게 배경이 됐다. 전날(10일)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한 라디오에서 경준위의 ‘월권’을 지적하며 “(당 대표는) 경선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자기 정치’에 몰두한다는 당 안팎의 비판과 맥을 같이한다.

이 대표는 정 의원의 게시물에 발끈했다. 그는 “돌고래를 누르는 게 아니라 고등어와 멸치에게도 공정하게 정책과 정견을 국민과 당원에게 알릴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며 “돌고래 팀은 그게 불편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정 의원이 “우리 당 후보 가운데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이 있는데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모아 식상한 그림을 만들 이유가 없다”고 언급한 것을 비꼰 셈이다. 

이 대표는 오히려 후보 측근들에게 문제의 원인을 찾는 모습이다. 그는 “우리 후보들 곁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밝고 긍정적인 멧돼지와 미어캣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하쿠나마타타 노래라도 같이 부르면서 좋은 사람들의 조력을 받으면 사자 왕이 된다. 초원의 평화는 덤”이라고 말했다. 영화 ‘라이온킹’을 이용해 정 의원을 ‘하이에나’에 비유한 것이다.

이에 정 의원은 재차 글을 올려 “오바마의 좋은 글을 올렸을 뿐인데. 참 딱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자 비판은 지도부 내에서도 터져 나온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후보 측도 반발하고 있고, 최고위원인 저도 반발하고 있는데 권한이 아니라고 그만큼 이야기해도 막무가내로 일을 벌이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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