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정책토론회를 연다고 밝힌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대선 주자들을 한데 모아 정책토론회를 열겠다고 밝히면서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분석한다. 이번에도 불참하게 되면 ‘지도부 패싱’ 논란이 가중될 것이고, 그렇다고 참석할 경우 ‘내공 부족’을 드러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18일과 25일 예비후보들이 참여하는 정책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18일에는 부동산‧일자리 등 경제 분야를, 25일에는 외교‧안보 등 사회 분야를 주제로 토론한다. 후보들의 인지도 상승과 경선 흥행을 도모하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잡음’은 끊이질 않고 있다. 경준위가 ‘월권’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당내에서 쏟아졌다. 당내 주자로선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지도부에선 김재원‧조수진 최고위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보다 관심사는 윤 전 총장의 참석 여부다. 앞서 윤 전 총장은 경준위가 계획한 쪽방촌 봉사활동은 물론 예비후보 회의에도 불참한 바 있다. 개인 사정을 이유로 들었지만, 당 안팎에선 이 대표를 향한 ‘불만’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윤 전 총장은 이러한 갈등설은 ‘소설’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재선의원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보도는) 소설 아닌가. 추측”이라며 “객관적 사실 관계없이 그냥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갈등할 아무런 이유가 없고 그동안 잘 소통해 왔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 정책토론회 참여 여부에 관심 집중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관계를 여전히 ‘살얼음판’으로 보는 분위기다. 당 안팎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뜻을 굽히지 않고 있고, 윤 전 총장도 불편한 기색을 여러 차례 드러냈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으로선 이번 토론회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치 신인으로서 정치 철학은 물론 정책을 세세하게 다듬을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당장 토론회가 ‘망신 주기’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엿보인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그렇게까지 악의적 의도를 가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후보 측에선 오해를 할 수도 있다”며 “후보의 경우 경선을 준비하는 분들이 불공정하게 대한다고 느낄 때 가장 자기에게 불리한 방법 또는 가장 나쁜 방법으로 생각하고 오해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번에도 불참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후보-지도부 갈등이 거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당과 어긋날 경우 지지층 이탈도 배제할 수 없다. 윤 전 총장을 제외한 후보 대부분은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병수 국민의힘 경준위원장은 전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즉시 통보해서 참석여부를 확인하고 간곡하게 참석해 주십사하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떤 이슈나 방식의 검증 내지는 면접 토론에 대해 당당하게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아직 캠프 관계자로부터 얘길 못 들었다. 요청이 오고 캠프에서 이야기하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아직 후보 등록도 안됐고 선대위 구성도 안했는데 이를 진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윤 전 총장으로서도 상당히 애매한 상황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원칙주의자, 법치주의자라면 당헌·당규상 있지도 않고, 후보 등록도 마치지 않은 토론회라는 데 목소리를 높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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