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강경모드에 들어선 모양새다. 이미지 변신을 통해 대권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메시지’가 강해지고 있다. 네거티브 공세에 물러서지 않고, 당내 갈등 상황에서도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존의 온화한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최 전 원장은 12일 각종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그는 전날(11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 한다”고 언급하며 논란을 빚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최 전 원장이 ‘국가의 책임을 부정한다’는 취지의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말꼬리를 잡고 늘어진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여권에서 최 전 원장을 향해 ‘준비가 덜 됐다’는 취지로 공격했다. 이에 최 전 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국민의 모든 삶을 책임지겠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정치권의 국민에 대한 오랜 희망 고문이었다”고 반박했다. 논쟁을 피하지 않고 맞대응을 선택한 것이다.

최 전 원장 측의 저돌적인 모습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재형 캠프 측은 여권의 ‘조상 친일’ 공세에 대해서도 맞불을 놓았다. 

앞서 최 전 원장 측은 조부와 증조부가 친일 행적을 했다는 한 언론 보도를 반박하며 문재인 대통령 부친을 거론했다. 캠프는 “특정 지위를 가졌다고 친일로 정의내릴 수는 없다”며 “그런 식이라면 흥남에서 농업계장을 한 문 대통령 부친도 친일파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당장 여권의 반발을 불러왔다. ‘인간으로서 도리를 벗어났다’, ‘허위사실로 대통령에게 망언을 내뱉는다’ 등의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최 전 원장 측은 더욱 고삐를 조였다. 최재형 캠프 공보특보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과 그 가족은 성역이니 일언반구 입도 뻥끗하지 말고 ‘문비어천가’만 부르라는 것인가”라며 “일제에 맞서 동맹휴학을 주도하다 제적당한 최 후보의 조부가 친일파라면 흥남에서 농업계장을 했던 문 대통령의 부친은 친일파인가 아닌가”라고 재차 따져 물었다.

◇ 윤석열 대항마 될까?

최 전 원장이 ‘강경모드’에 돌입한 것은 기존의 이미지를 벗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미담 제조기’ 등 온건 이미지에 갇힐 경우 대권 행보에서 동력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출마 선언에서부터 붙은 ‘준비 부족’ 꼬리표를 떼어 내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최재형 캠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억지로 강하게 하자는 것보단 조금 더 선명하게 말하자는 그런 얘기들을 캠프 내에서 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품격은 지키되 각을 세울 때는 각을 세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당내 갈등 상황에서도 꾸준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그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 전 총장 간 갈등 상황이 벌어지자 이 대표를 감쌌다. 갈등의 원인이 된 ‘정책 토론회’ 참여에 대해서도 “참석하는 것을 전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과 다른 길을 선택한 것이다.  

이를 통해 야권 유력 주자인 윤 전 총장의 ‘대항마’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 대표와 갈등 국면 속에서 윤 전 총장은 지지율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이 26.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직전 조사인 7월 4주차(26~27일 실시) 조사보다 1.2%p 하락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2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반면 최 전 원장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7월 4주차 조사에서 5.5%를 기록했던 그는 이번 조사에선 6.1%로 올랐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변화는 더욱 주목할 만하다. 윤 전 총장의 경우 직전 조사에서 58.0%였지만 이번 조사에선 53.9%로 하락했고, 최 전 원장은 10.7%에서 12.5%로 소폭 상승했다. 

최 전 원장 측의 윤 전 총장 때리기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최재형 캠프 전략본부장을 맡은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예비후보의 정무실장이란 분이 당 대표 탄핵론을 꺼내들며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의힘 대장정에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며 “명백한 해당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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