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삼성전자가 자사의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 시리즈의 새로운 모델을 공개했다. 특히 갤럭시 폴드 최신 모델은 기존 모델보다 내구성 측면에서 크게 향상된 것으로 알려져 국내외 스마트폰 업계와 소비자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 ‘더 튼튼하게’ 내구성 올린 갤Z폴드3·플립… 최고 수준 방수까지 지원

삼성전자는 11일 ‘삼성 갤럭시 언팩 2021(Samsung Galaxy Unpacked 2021: Get ready to unfold)’을 개최하고 최신 폴더블폰 모델인 ‘갤럭시Z폴드3(Galaxy Z Fold3)’와 ‘갤럭시 Z 플립3(Galaxy Z Flip3)’를 전격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서 발표를 진행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 Z 플립3는 스마트폰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제품”이라며 “개방성과 혁신을 바탕으로 한 갤럭시 생태계와 함께 모든 일상의 경험을 극대화하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두 모델을 소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의 가장 큰 특징은 전작들보다 크게 향상된 ‘내구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모두 스마트폰 알루미늄 소재 중 가장 내구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아머 알루미늄’과 ‘코닝 고릴라 빅투스’ 강화유리를 사용해 제작됐다. 때문에 사용시 발생할 수 있는 긁힘 및 떨어뜨림으로부터 기존 스마트폰 모델들보다 월등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긁힘이나 파손이 가장 자주 일어나는 디스플레이의 경우, 패널 구조 최적화와 연신 PET 소재를 활용한 새로운 보호필름을 적용해 전작 갤럭시Z폴드2나 갤럭시Z플립 대비 약 80% 내구성을 향상시켰다.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부러지기 쉽다는 지적받았던 힌지 부분의 내구도 역시 강화됐다. 새롭게 탑재된 힌지 기술은 ‘하이드어웨이 힌지’와 ‘스위퍼 기술인데, 사용자가 원하는 각도로 폴더블폰을 세워놓고 사용할 수 있다.

해당 기술들은 힌지와 폴더블폰 본체 사이에 맞춰 스위퍼의 강모 길이를 줄여 먼지나 외부 입자들로부터 힌지를 보호해준다. 힌지에 사용된 알루미늄의 경도도 1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또한 폴더블폰의 접히는 부분 내구성 테스트를 위해 독일 인증기관인 뷰로 베리타스(Bureau Veritas)로부터 20만번 폴딩 테스트 검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갤럭시 Z 폴드3와 갤럭시 Z 플립3에는 폴더블 스마트폰 최초로 IPX8 등급의 방수가 지원된다. IPX8 등급은 수심 1.5m의 담수에서 최대 30분간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이전에 출시된 갤럭시S21이나 갤럭시노트20 울트라, 아이폰12S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방수 수준을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모델들과 맞먹는 방수 등급이라고 볼 수 있다.

◇ 폴더블폰 고질병 내구성 문제 개선에 외신들도 ‘호평’
 
이처럼 삼성전자가 이번 차기 폴더블폰 모델들의 내구성 강화를 강조한 이유는 그동안 갤럭시 폴드 시리즈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돼 왔던 내구성 문제를 인식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지난 2018년 처음으로 출시했던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 모델은 기술 자체로는 스마트폰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것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었다. 하지만 출시 직후 힌지 파손, 방수 문제, 접힘 문제 등 내구도 문제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IT업계 전문가 및 관계자들은 폴더블폰이 스마트폰 시장의 차기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해선 내구성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6월 발간한 ‘samsung virtual conference- Tech semiconductor’ 보고서에서 “2021년 폴더블폰이 스마트폰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해선 내구성과 가격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가격 하락 및 내구성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기에 오는 2023년까지 정도까지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내구성 올리기’ 전략은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IT업계 관계자들과 외신들 역시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의 내구성이 향상된 것에 대해 호평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IT전문매체 더버지는 11일 “갤럭시Z폴드3는 내부 및 외부 모두에서 120Hz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S펜을 지원하는 등 사양 업그레이드가 많았지만 삼성전자가 보낸 메시지 중 훨씬 중요한 것은 내구성 향상이었다”며 “갤럭시Z폴드2로 큰 진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남아있었던 내구성 문제를 인식한 삼성은 이전 제품보다 더 탄력적인 제품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갤럭시Z폴드3를 ‘씬 스틸러(scene-stealer)’라고 부른 미국의 IT전문매체 씨넷의 패트릭 홀랜드 수석 부편집장은 “갤럭시Z폴드3는 폴더블폰에 대해 큰 기대하고 있는 대중을 겨냥한 최초의 폴더블폰이 될 것”이라며 “초기 폴더블폰에서 발견된 내구성 문제 등을 해결하려고한 노력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씨넷의 샤라 티브켄 선임 기자는 “현재 정체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로운 기기의 시장 범주를 만드는 것은 부담이 상당해 많은 제조사들의 핵심 딜레마 중 하나”라며 “삼성전자와 같은 회사가 초기 도박을 하지 않는다면 폴더블폰과 같은 신형 스마트폰 시장은 애초에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독주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폴더블폰의 출하량은 지난해 3배가 남는 900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중 삼성전자는 전체 폴더블폰 시장에서 점유율 88%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2년 뒤에도 75%의 점유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