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추가 소송에 휩싸이는 등 악재를 거듭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중공업이 추가 소송에 휩싸이는 등 악재를 거듭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대대적인 재무구조 개선 조치에 돌입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에 놓인 삼성중공업이 악재를 추가하게 됐다. 브라질 페트로브라스가 미국에서 삼성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각하 결정이 뒤집힌 것이다. 가뜩이나 갈 길 바쁜 와중에 소송 리스크가 더해지며 정진택 사장의 발걸음 또한 한층 무거워지게 됐다.

◇ 또 송사 휩싸인 삼성중공업… 정진택 사장, 악재의 연속

삼성중공업은 지난 12일, 소송 관련 사안을 공시했다. 2019년 3월, 브라질 페트로브라스가 미국에서 삼성중공업을 향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본안 심리가 재개됐다는 내용이다.

해당 소송은 앞서 지난해 6월 미국 텍사스 연방지방법원에 의해 각하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삼성중공업 측의 소멸시효 완료 주장을 연방지방법원이 받아들였던 것이다. 하지만 미국 항소법원은 이에 불복한 페트로브라스의 손을 들어주며 1심 본안 심리 재개를 결정했다. 소송 규모는 2억5,000만달러(약 2,888억원)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측은 “이번 결정은 소멸시효 완성에 대한 판단 과정의 절차적 하자를 근거로 삼은 것으로, 손해배상 소송 본안에 대한 법적 또는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은 아니다”라며 “향후 재개될 1심에서 추가적인 증거자료를 확보·보완해 소멸시효 완성을 지속 주장함과 동시에 최종 승소를 위해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앞서 소 각하 결정으로 한숨을 돌렸던 삼성중공업은 소송 리스크를 추가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과 6월 싱가포르 중재법원에서 호주 인펙스와 연이어 소송을 주고받는 등 극심한 법적다툼을 벌이고 있다. 또 지난 3월엔 스웨덴 스테나와의 소송에서 패소해 4,632억원을 반환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으며, 이로 인해 2,877억원의 충당금을 추가한 바 있다.

문제는 삼성중공업이 현재 여러모로 뒤숭숭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우선, 삼성중공업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이어온 적자행진이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상반기에만 1조원에 육박하는 9,4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연간 실적도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최근 대대적인 재무구조 개선 조치에 돌입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내부 결속마저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최근 자사 출신 직원을 경력직 채용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이 정진택 사장 명의로 LG에너지솔루션에 발송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을 일으킨 것이다. 또한 지난달엔 상위 25% 임직원에게만 선물을 전달한 것이 역시 논란에 휩싸였다. 이 같은 일련의 논란은 모두 인력 유출 문제와 연결되며 삼성중공업의 고민을 노출하고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이밖에도 삼성중공업은 사망사고, 원자재 가격 인상, 하도급업체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패소 등 크고 작은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수주가 활기를 띄는 둥 호재도 있지만, 그보단 악재가 더 큰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은 올해부터 삼성중공업을 이끌고 있는 정진택 사장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만드는 요인이다. 정진택 사장은 전임 사장들이 끊지 못한 적자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무거운 중책을 안고 취임했다. 하지만 취임 첫해부터 힘겨운 험로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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