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조된 신경전이 잠시 휴지기에 돌입했다. 그러나 갈등의 불씨가 여전해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뉴시스
예비후보 토론회 개최를 두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 오른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은 윤 전 총장의 사과로 잠시 휴전 상태에 들어갔다. 그러나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갈등은 윤 전 총장의 사과로 일단 휴전 상태에 들어갔다. 갈등의 당사자인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이 화해 했지만, 당내에서 여전히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 당 지도부, ‘토론회 대신 정견발표’ 제시할 전망

윤 전 총장은 전날(12일) 이 대표에게 전화로 화해를 신청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핵 발언에 대해서 윤석열 예비후보께서 직접 전화를 통해 캠프 내 관계자를 엄중히 문책했고 정치권에서 이런저런 아무 이야기나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해해 달라고 말씀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저는) 캠프 구석구석까지 그런 윤 후보의 생각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고 (윤 후보는) 알겠다는 취지로 말씀했다. 당 대표 입장에서 그 말을 신뢰하겠다”며 “항상 윤 후보와 제가 상황을 개선해 보려는 노력들을 할 때마다 캠프 관계자라는 사람들의 익명 인터뷰 몇 번에 기조가 무너지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한 당 지도부는 예비후보 토론회에 대한 절충안을 마련키로 했다. 갈등이 심해지자 김기현 원내대표가 전날 경북 상주에 머무르는 이 대표를 만나 예비후보 토론회를 ‘정견발표’로 바꾸는 수습책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경선준비위원회는 이번 주 안으로 절충안을 마련한 뒤 오는 17일 최고위원회의 전에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의 기습 입당과 잇따른 당 행사 불참으로 양측의 감정은 이미 상할 대로 상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당에서 예비후보자를 대상으로 오는 18일 토론회를 개최하려다 윤 전 총장 측을 포함한 일부 주자와 최고위원 등의 문제 제기가 이번 갈등의 원인이 됐다. 후보 등록일 이전에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은 준비가 덜 된 일부 후보를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 후보 간 신경전 지속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화해로 갈등은 일시 중단됐지만, 당내 주자들은 여전히 시각 차를 드러내고 있다. 말 그대로 ‘불안한 휴전’ 상태다. 따라서 지도부의 절충안이 제시되는 시점이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또 다른 갈등요인도 있다. 윤 전 총장을 견제하는 타 주자들과 친윤계의 갈등도 문제다. 13일 친윤(친윤석열)계 재선의원 16명은 성명서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당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한 공정한 경선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대선주자 측 모두가 공감하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경선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경선준비위원회의 토론회 추진과 관련한 절차적 정당성을 지적해온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제 와서 합동토론회를 비전정책보고회로 바꿔 내놓을 모양”이라며 “토론회든 비전정책보고회든 경준위의 월권행위이므로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이 대표의 오만과 독선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지금이라도 ‘경선룰 제정과 흥행은 나에게 맡기라’는 독단을 멈추고 공정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 최고위원들과 머리를 맞대라”고 촉구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을 견제하는 타 주자들은 토론회 개최를 대부분 찬성하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통성 없는 문재인 정권에 부역한 것에 대해 참회와 반성 없이 마치 점령군처럼 행세하는 것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토론 때 보자”고 밝혔다. 

유승민 전 의원 역시 이날 당 보좌진협의회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어느 예비후보의 캠프든 당 지도부와 너무 갈등을 빚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토론회든 경선룰이든 결정이 나는 대로 따르고, 토론회도 몇 번이 열리든 다 참석할 생각”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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