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내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형국이다. 그간 불거진 갈등 요소가 채 해소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 ‘곧 정리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방송 전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와 통화를 했다”며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 대표는 원 전 지사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은 금방 정리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중진 의원들이 윤 전 총장의 캠프에 합류한 것에 불만을 표출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채널A 역시 비슷한 취지의 보도를 했다. 이 대표가 한 일간지 기자에게 ‘토론회 두 번이면 윤석열 낙마시킬 수 있다’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다만, 김 최고위원은 “(이 보도는) 그냥 정체불명의 소문이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원 전 지사에게 한 말 만큼은 신뢰할 만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원 전 지사가) 이 대표는 자동 녹음되는 전화기를 사용하니까 녹음파일이 있을 것 아니냐고 이야기할 정로도 확인해주더라”며 “원 전 지사는 이런 면에서 거짓말하고 그럴 분은 아니다”라며 힘을 실었다.

원 전 지사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택 국가찬스 2호 공약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강한 워딩이 아니고 보태는 것도 없고 빼는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통화는 지난 12일경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통화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누구보다 이 대표를 열렬히 지지했던 입장으로 충언과 공식적 문제 제기, 의견 개진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이 대표를 향한 당내 불신은 고조되는 모양새다. 당장 김 최고위원은 “지금 대표께서 해야 될 일은 정권교체를 위해서 헌신해야 되고 그것이 유일한 자신의 사명이자 소명이어야 되는데 지지율 1위 후보에 대해서 이렇게 ‘곧 정리된다’, ‘토론회 두 번이면 끝장 볼 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면 이건 본분에 벗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가 이제 언론을 통해서 계속 나오고 있고, 그런 점을 이 대표가 초래했다면 이 문제에 대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생략했다. 회의 직후 기자들의 질의응답 역시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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