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5 10:54
말 많던 중개보수에 칼 빼든 정부… “더 낮춰라” vs “생존권 위협”
말 많던 중개보수에 칼 빼든 정부… “더 낮춰라” vs “생존권 위협”
  • 송대성 기자
  • 승인 2021.08.1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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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개보수 인하를 예고하면서 중개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중개보수 인하를 예고하면서 중개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송대성 기자  정부가 부동산 중개 수수료 개편을 위해 칼을 빼든 가운데 소비자단체는 더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를, 중개업계는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17일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은 ‘부동산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방안’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형석 국토교통부 토지정책관 △이형찬 국토연구원 본부장 △유선종 건국대 교수 △홍영철 권익위 과장 △최종훈 한겨레 선임기자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이정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 △김광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사무총장 △윤상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사 등 정부, 소비자단체, 중개업계의 대표자들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최근 집값 상승으로 집값에 비례해 책정되는 중개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불만이 부동산 시장에 퍼지자 국민권익위원회가 요율 개편방안을 만들어 제시했고, 국토부도 국토연구원과 함께 개편 방안을 검토해 왔다.

국토부도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중개보수의 증가로 국민 부담이 크게 증가해 개선 요구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며 “일반 국민과 협회·학계·시민단체·소비자단체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토론회를 진행한다”고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중개보수의 현실화를 위해 정부측은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1안은 2억~12억원 구간에 0.4%, 12억원 이상에 0.7% 요율 상한을 적용하는 방안이다. 2안은 요율을 각각 △2억~9억원 0.4% △9억~12억원 0.5% 12억~15억원 0.6% △15억원 이상 0.7%로 세분화했다. 3안은 △2억~6억원 0.4% △6억~12억원 0.5% △12억원 이상에 0.7%를 적용하는 안이다. 이 중 2안이 유력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 소비자단체 “합리적이지 않은 수수료… 개편 필요”

소비자단체는 거래액에 비례해 수수료가 높아지는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왜 중개수수료를 부동산 가격에 따라 달리 받아야 하는지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라며 “가격이 비싸든, 싸든 중개업자로부터 받는 서비스에는 차이를 느낄 수가 없다”라고 밝혔다. 

계약 과정에서의 불공정함도 지적했다. 윤 사무총장은 “소비자들은 계약서를 쓰는 단계에서 수수료에 대해 듣게 되고 계약을 위해서는 수수료를 내야 한다. 협의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정해진 최고요율에 근거해 비용을 지급한다”라며 “그런 부분이 소비자 입장에서 부당하고 투명하지 않다고 본다. 시장경제에 의해 정해진 게 아닌 것 같아서 개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개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낮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언급한 이정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거래구간을 두는 것 자체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럽다”라는 점을 지적하고 “서비스 차별이 없기 때문에 단일 요율제를 적용하면 투명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2억원 미만 구간도 거래가 많은데 요율이 변하지 않아 국민 부담이 경감됐다고 볼 수 있을까”라며 “낮은 금액 구간에선 이용자의 협상력이 떨어지기에 상한 요율을 낮춰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김형석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고정요율이 분쟁의 소지를 없애지만 경쟁제한적으로 인식될 여지가 있다”며 “부동산플랫폼 쪽에서 새로운 혁신적 방안을 제시하는데 고정요율을 채택하면 개선의 여지가 없어진다”고 밝혔다.

중개업계는 정부의 중개보수 인하 개편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뉴시스
중개업계는 정부의 중개보수 인하 개편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뉴시스

◇ “일방적인 타협안” 중개업계 거센 반발

중개업계에서는 협의 없이 일방적인 개편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김광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사무총장은 “기본적으로 이 자료에는 당사자인 공인중개사 설문이 빠져있다"며 "자료 만들 때 양쪽 입장 다 들어봐야 한다. 외국 중개보수 내용도 없다”며 “현재 거래 실종으로 업계가 상당히 어렵다. 수수료율 개편 과정에 업계 의견을 반영하지 않으면 전국적 거부 반응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상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사도 “이 개편안은 개업 공인중개사의 생계에 큰 타격을 주는 내용”이라며 “정부는 이미 개편 방안 발표 날짜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토론회는 형식적인 것 아니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정부는 개선안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협조를 당부했다. 김 정책관은 “이번 개선안은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려운 안이겠지만 시간을 너무 오래 보내지 않고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며 “가급적 정부 안에 협조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