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8일 오전 인천 중구 자유공원을 찾아 맥아더 장군 동상으로 향하고 있다. 홍 의원은 자신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에 대해 “추석 전후로 골든 크로스를 이루도록 하겠다”며 자신감을 표출했다./뉴시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8일 오전 인천 중구 자유공원을 찾아 맥아더 장군 동상으로 향하고 있다. 홍 의원은 자신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에 대해 “추석 전후로 골든 크로스를 이루도록 하겠다”며 자신감을 표출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국민의힘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각종 논란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그동안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게 모든 관심이 쏠리면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홍준표 의원이 지지율 상승세를 타며 윤 전 총장을 바짝 추격하자 정치권 안팎에선 그 원인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21~22일 실시한 8월 3주차 ‘보수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8월 1주차(24.3%) 조사 때보다 4.5%포인트 오른 28.8%를 기록했다. 2위를 기록한 홍준표 의원은 22.1%로 나타났다. 홍 의원은 17.3%를 기록했던 8월 1주차 조사 때보다 4.8% 오르면서 20%대를 돌파했다.

한국사회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0~21일 실시한 27차 정례조사 ‘범보수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6.7%였던 26차 정례조사(13~14일)보다 1.7%포인트가 올라 28.4%를 기록했다. 홍준표 의원의 지지율도 26차 정례조사(16.6%) 때보다 3.9%포인트 상승하면서 20.5%로 나타났다.

홍준표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과 호남에서도 윤 전 총장을 앞섰다는 점이 특이하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의 8월 3주차 ‘보수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홍 의원은 30.5%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뒤이어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15.6%, 윤석열 전 총장 6.6% 등의 순이었다.

같은 조사에서 홍 의원은 호남에서도 34.4%로 가장 지지율이 높았다. 뒤이어 윤석열 전 총장이 11.7%를 얻었고, 홍 의원과 지지율 격차가 22.7%포인트나 났다.

홍준표 의원은 지지율이 상승하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홍 의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여론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범야권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20%를 넘겨 이제 선두와 한자리 숫자 차이로 좁혀졌다”며 “이제 확장성 운운하는 사람들은 할말이 없겠다”고 말했다.

이어 “추석 전후로 골든 크로스를 이루도록 하겠다”며 “출마 선언과 지방순회를 시작한 효과라고 보여진다”면서 자신감을 표출했다.

◇ 홍준표, 민주당 지지층‧호남서도 윤석열에 앞서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 원인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홍 의원이 ‘윤석열 때리기’로 중도층을 공략한 것이 효과를 냈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는 24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홍준표 후보는 굉장히 전략을 잘 세웠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윤석열 후보의 지지가 탄탄하지 않나”라며 “단기에 공략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국민의힘 지지층을 흔들기 위해서는 후보 토론회 이후에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어디를 공략했냐 하면 중도층이나 민주당 지지층을 공략한 것”이라며 “윤석열 때리기를 통해서 공략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최재형 전 감사원장 지지층이 이탈하면서 윤석열 전 총장에게 이동하지 않고 홍준표 의원에게 흡수됐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의 ‘보수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최 전 원장은 8월 1주차(9.1%) 조사 때보다 2.7%포인트 하락해 8월 3주차 조사에서는 6.4%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또 민주당과 호남에서 홍 의원의 지지율이 높은 점 등을 감안했을 때 '역선택'도 일부 작용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여권 지지층 일부가 윤 전 총장보다는 홍 의원이 본선에서 더 상대하기 쉬운 후보라고 보고 윤 전 총장의 낙마를 유도하기 위한 심리가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최재형 전 원장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지지층이 윤 전 총장에게 가지 않고 홍준표 의원에게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의원의 지지율이 호남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높게 나오고 있는 것은 역선택 등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겨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역선택’ 성격도 배제할 수 없지만 홍 의원의 독특한 매력이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는 TBS 라디오에서 “일부에서는 홍준표 의원을 왜 민주당 지지층이 지지하느냐, 이것을 가지고 역선택이다, 전략적으로 본선에서 상대하기 쉬운 상대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다”며 “실제 민주당 지지층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런 측면이 없지 않지만 홍준표 의원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 좀 감칠맛 나고, 위트도 있고, 어떨 때는 굉장히 속이 시원하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주장했다.

아직까지는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 원인을 단정적으로 진단하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가 100% 역선택 때문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 보수층에서 지지율이 오른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라며 “홍 의원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은 확장성을 보인 측면과 역선택 성격이 다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렇다면 확장성과 역선택 중에 어느 것이 크게 작용했는지는 아직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며 “가상 대결에서 그런 표들이 홍 의원에게 와야만 역선택이 아니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