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부진을 털고 도약을 꿈꾸는 반도건설. /반도건설
과거의 부진을 털고 도약을 꿈꾸는 반도건설. /반도건설

시사위크=송대성 기자  중견 건설사 가운데 탄탄한 입지를 다져오던 반도건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의 행보는 분명 아쉬움을 남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시공능력평가의 급락이다. 2016년 44위에서 이듬해 27위로 점프한 반도건설은 2018년 역대 최고인 12위까지 올라서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9년 13위로 한 계단 내려앉은 이후 지난해 14위, 그리고 올해는 무려 20계단이나 하락한 34위에 머물렀다. 상위 5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 사이 경쟁 건설사들은 순위를 끌어 올리거나 자리를 유지해 반도건설의 순위 하락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대방건설(15위)과 서희건설(23위)은 각각 전년 대비 12, 10단계 상승했고, 호반건설(13위), 태영건설(14위), 코오롱글로벌(16위), 중흥토건(17위), 계룡건설산업(18위) 등도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도건설의 이같은 급락은 실적 부진이 크게 영향을 끼쳤다. 

반도건설의 연간 매출액은 2017년 1조9,803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8년 1조5,662억원 △2019년 9,751억원 △2020년 5,798억원으로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530억원(2017년) △3,030억원(2018년) △995억원(2019년) △252억원(2020년)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흐름은 반도건설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공공택지 물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건설은 그동안 신도시에서 공공택지를 매입해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는 방식으로 외형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주택경기 침체와 공공택지 공급 감소로 인한 실적 부진이 누적됐고 결국 시평 하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박현일 대표는 반도건설의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까. /반도건설
박현일 대표는 반도건설의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까. /반도건설

◇ 활발하게 움직임 반도건설의 상반기… 올해는 다르다?

반도건설은 체질 개선을 통해 반등을 꾀하겠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설립 50주년을 맞이해 조직 개편 단행과 더불어 공공토목·해외개발사업·레저사업 등 사업을 본격 확장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도 공공택지에 의존하는 실적 구도를 탈피하기 위한 움직임의 일환이다. 

창업주 권홍사 회장이 물러나고 박현일 대표를 선임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언한 것 역시 변화의 바람이다. 

박 대표는 취임 당시 “반도건설은 지난 50년 간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성장해왔다”며 “2020년 다시 한 번 큰 변화를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반도건설의 신사업 및 사업다각화의 움직임이 포착되는 분위기다. 반도건설은 상반기에만 전국에 3,000여 가구 분양과 민간·공공공사, 정비, 도급 등 6건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주택사업에만 의존하던 과거와는 분명 다른 행보다. 

반도건설은 50년의 업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마산 반월지구 재건축 사업(1,954가구)’에 3개사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시공사로 선정됐고 908억 규모의 부산 광안 지역주택조합 사업(525가구)을 단독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공공민간 부문 수주는 거제시 옥포동 공동주택사업 민간도급공사 수주를 비롯해 △세종시 삼성생명 부지 신축공사 △아주대학교 종합실험동 건립 공사 △인천 8부두 곡물창고 리모델링 사업 ‘상상플랫폼 개발사업’ 등이다.

또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도입을 선포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다양한 영역으로의 사업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어두운 터널을 걸어온 반도건설. 과연 올해 성적을 발판삼아 구겨졌던 체면을 다시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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