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마침내 올해 임단협의 마침표를 찍었다. /뉴시스
한국지엠이 마침내 올해 임단협의 마침표를 찍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지엠이 우여곡절 끝에 올해 임단협에 마침표를 찍었다. 첫 잠정합의안이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를 넘지 못해 무산되는 등 극심한 갈등과 혼란을 빚었지만, 파업이란 극단적인 상황까지 이어지진 않았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고 험하다.

한국지엠은 최근 임단협이란 까다로운 숙제를 마쳤다. 지난 19일 노사가 마련한 2차 잠정합의안이 지난 23~24일 진행된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한 것이다. 투표엔 전체 조합원 7,628명 중 91.9%인 7,012명이 참가했으며, 찬성률은 65.7%를 기록했다. 

잠정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기본급 3만원 인상 △일시·격려금 450만원 △정비 쿠폰 및 전통 시장 상품권 50만원 등이다.

한국지엠 노사는 올해도 임단협을 두고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특히 지난달 22일 한 차례 잠정합의안 마련에 성공했음에도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에 가로막혀 ‘여름휴가 전 타결’을 이루지 못한 바 있다.

다만, 전면적인 파업이란 최악의 상황에 이르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한국지엠 노조가 파업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치고 부분파업을 벌이기도 했으나, 이후 더 이상의 진통 없이 합의점 도출이 이뤄졌다.

한국지엠 노사는 2017년을 시작으로 매년 임단협에 따른 갈등과 혼란을 피하지 못해왔다. 2017년엔 연말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해 해를 넘겨서야 최종 타결됐다. 이듬해에는 군산공장 철수 파문 속에 임단협은 일찍 해결했으나 갈등이 거듭됐다. 이어 2019년엔 전면파업이 벌어지는 등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고, 해를 넘겨서도 4월이 돼서야 임단협을 끝냈다. 지난해 역시 진통을 겪은 끝에 연말에 이르러서야 가까스로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어쨌든 큰 산을 넘은 한국지엠이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고 험하다. 한국지엠은 노사갈등이 거듭된 최근 수년간 실적 또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때 국내 완성차업계 3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던 내수시장 판매실적이 꼴찌로 내려앉았을 뿐 아니라, 수입차 브랜드에게마저 추월을 허용했다. 그리고 이 같은 실적 악화는 노사갈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반복돼온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내수시장 실적 회복과 주력 수출모델 트레일블레이저의 성공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내수시장에선 당장 별다른 신차 투입 계획이 없고, 트레일블레이저는 반도체 대란에 따른 생산차질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어느덧 3분의 1밖에 남지 않은 2021년, 노사갈등을 털어낸 한국지엠이 재기의 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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