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주택공사 사장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면접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뉴시스
서울도시주택공사 사장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면접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뉴시스

시사위크=송대성 기자  서울도시주택공사(SH) 신임 사장 선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당초 유력 후보로 꼽혔던 인물이 면접에서 고배를 마신 가운데 최종 후보로 선택받은 이들 가운데 누가 SH를 이끌지 주목받고 있다. 

26일 SH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SH 임원추천위원회는 한창섭 전 국토교통부 공공주택추진단장과 정유승 전 SH 도시재생본부장 등 2명을 사장 후보로 선정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면접 문턱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SH 임추위는 서울시의회 추천 3명, SH 추천 2명, 서울시 추천 2명 등 7명으로 구성됐는데, 탈락한 김 본부장은 시의회 추천 위원들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부터 경실련에서 활동한 김 전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정책이 실패를 거듭했다며 분양 원가 공개, 분양가 상한제 시행, 공시지가 인상, 개발 확대 전면 재검토 등을 촉구하는 경실련의 정책 제언을 주도해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저격수’로 불린 인물이다. 

또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오랜 기간 부동산 정책을 놓고 교감해왔던 터라 SH 사장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최종 후보에도 오르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SH와 소송 중이라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SH와 경실련은 김 전 본부장이 경실련 소속 당시 주도한 ‘분양원가 관련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만약 김 전 본부장이 SH 사장직에 오르게 되면 소를 제기한 원고가 피고의 사장이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지적이 따랐다.

이로써 오 시장의 SH 사장 인선은 또 꼬인 모양새가 됐다. 앞서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이 ‘다주택자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가운데 김 전 본부장도 탈락하면서 오 시장의 계획은 계속 틀어지게 됐다.

이번에는 사장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있을까. /뉴시스
이번에는 사장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있을까. /뉴시스

◇ 朴정부 ‘행복주택’ 설계자… 한창섭, 유력 후보로 급부상

김 전 본부장의 탈락으로 SH 신임 사장은 한 전 단장과 정 전 본부장의 2파전으로 진행되게 됐다. 이 중 현재 평가가 앞서는 이는 한 전 단장이다.

한 전 단장은 공공주택건설 부문 경력이 고평가를 받고 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 건설관리실장,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공공주택건설추진단 기획총괄과장, 국가건축정책기획단 부단장, 공공주택건설추진단장,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장을 역임한 바 있다.

특히 한 전 부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행복주택 프로젝트를 담당한 인물이다. 행복주택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신혼부부·한부모가정 등 젊은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도심에 지은 공공임대주택 보급사업이다. SH 업무와 맞닿아있어 공공성을 높일 수 있는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전 본부장과 맞붙은 정 전 본부장은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을 역임했으며 지난달까지 SH공사에서 도시재생 사업 전반을 진행해왔던 인물이다. SH 사장 첫 공모 당시 김 전 의원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만약 이번에 사장으로 임명된다면 SH 설립 이후 첫 내부 승진이 사례가 된다.

한편 서울시는 추가 인사 검증을 거쳐 이 중 적격자가 있을 경우 1명을 뽑아 시의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SH 사장으로 임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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