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화 지역난방공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뉴시스
황창화 지역난방공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공기업 수장의 연임은 물론, 기존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연임이 확정됐다는 점이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경영 능력 및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의미지만, 한편으론 취임 초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낙하산 논란’을 상기시키기도 한다. 이로써 황창화 사장에게는 앞으로의 행보, 특히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해졌다.

◇ 흑자전환 이끌었지만 낙하산 꼬리표도

지역난방공사는 지난 27일 개최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황창화 사장의 대표이사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지역난방공사는 정부(산업통상자원부)가 34.55%의 지분을 보유 중이며,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에너지공단을 포함한 지분이 64.63%에 달하는 공기업이다. 따라서 사장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28조에 따르면 공기업·준정부기관 기관장의 연임은 법으로 정해진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임명권자가 결정할 수 있으며, 이때는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 등 별도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즉, 황창화 사장의 연임은 기본적으로 그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황창화 사장은 취임 이후 비상경영을 통해 지난해 흑자전환을 이끌었으며, 정부가 추진 중인 각종 친환경 정책과 관련해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다만, 이례적인 황창화 사장의 연임은 취임 초부터 따라붙었던 낙하산 논란을 상기시키기도 한다. 

황창화 사장은 대학에서 토목공학과를 전공했으며, 국회의장을 지내기도 한 임채정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이해찬 국무총리 정무2비서관, 한명숙 국무총리 정무수석, 국회도서관장 등을 거쳤다. 

또한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하고, 2018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 당시엔 이해찬 후보 캠프 대변인을 맡는 등 정계에서 꽤나 굵직한 행보를 남겨온 인물이다. 이에 황창화 사장은 전문성이 부족한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황창화 사장이 지역난방공사 수장으로서 눈부신 성과만 남긴 것 또한 아니다. 황창화 사장은 취임 초기인 2018년 12월 백석역 온수관 파열 사고 당시 현장에서 웃음을 보여 거센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에서는 2019년 4등급에 이어 지난해 가장 낮은 5등급을 받아 체면을 구겼다. 

이러한 황창화 사장의 연임을 두고 임기 말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상황이 반영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문재인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친환경 정책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지역난방공사의 중요성을 고려해, 임기 3년의 새 인물을 찾는 대신 황창화 사장의 연임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연임 시 보장되는 임기가 1년 단위인 점도 이러한 선택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연임에 성공한 황창화 사장에게는 ‘유종의 미’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개인적인 영예 뿐 아니라, 임명권자인 문재인 정부를 향한 평가와도 직결되는 사안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1년의 임기를 추가한 황창화 사장이 흑자전환의 기세를 이어 준수한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지, 번번이 체면을 구겼던 청렴도 측정에서 마침내 개선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향후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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