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홍원 당 선관위원장의 공정성을 문제삼았다. 정 위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위한 경선룰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내에서 경선룰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정홍원 당 선거관리위원장이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함한 경선룰을 손보겠다는 데 대해 일각에서 정 위원장의 ‘공정성’을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틀 전 저의 공개경고에도 불구하고 정 위원장은 오직 윤석열 후보만을 위한 경선룰을 만들려고 한다”며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는 순간 공정한 경선을 끝장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불과 5년 전 2016년 총선에서 180석도 자신 있다고 큰소리치던 우리 당은 겨우 122석을 얻고 기호 1번을 민주당에 빼앗겼다. 패배의 이유는 단 하나. 청와대의 지시대로 공천 전횡을 일삼던 이한구 공관위원장 때문”이라며 “정 위원장은 제2의 이한구가 되려고 하시나”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정 위원장은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마련한 경선룰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내 의견을 취합해 룰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당내 뇌관이었던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 문제를 건드린 꼴이 됐다. 당내에선 역선택 방지 도입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유 전 의원 측은 정 위원장이 사실상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유리한 경선룰을 짜기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지우지 않고 있다. 과거 정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지지했던 것도 근거로 삼고 있다. 

유승민 캠프 대변인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0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인터뷰에서 “정 위원장은 윤석열 후보를 미리 만났고 윤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도 표명을 했다”며 “이 정도로 공정성에 이미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면 정 선관위원장은 용퇴하시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역선택 방지 조항에 반대하고 있는 홍준표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미 경준위에서 확정하고 최고위에서 추인한 경선룰을 후보자 전원의 동의 없이 새로 구성된 당 경선위에서 일부의 농간으로 이를 뒤집으려고 한다”며 “경선판을 깨고 대선판을 망치려고 하는 이적행위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윤 전 총장을 비롯해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등은 경선룰의 재검토를 지지하고 있다.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원 전 지사는 전날 한 언론사 유튜브에 출연해 “우리 당헌에도 역선택 방지 조항이 있다”며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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