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연내 상장 여부에 대한 재검토에 돌입했다. /뉴시스
LG에너지솔루션이 연내 상장 여부에 대한 재검토에 돌입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상장을 추진하며 큰 관심을 받았던 LG에너지솔루션이 중대기로에 섰다. GM의 전기차 볼트EV 대규모 리콜 사태라는 암초에 부딪히면서 당초 계획했던 상장 일정이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 연내 상장 여부 10월에 결정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30일 입장문을 통해 연내 상장 추진의 지속 여부를 10월까지 결정해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통상적인 절차를 고려했을 때 10월 중에는 상장이 완료될 전망이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예비심사는 일반적으로 소요되는 두 달이 지났음에도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계획 변경은 최근 불거진 GM의 전기차 볼트EV 대규모 리콜 사태에 따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상장 추진 지속 여부를 10월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히며 “GM의 리콜에 따른 조치 방안과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GM은 최근 볼트EV 7만3,000여대에 대한 추가 리콜을 결정했다. 앞선 1차 리콜 결정을 포함하면 총 리콜 규모가 14만2,000여대에 달한다. 여기엔 2조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될 예정이다.

GM의 볼트EV 대규모 리콜은 2017년 이후 북미지역에서 잇따른 화재로부터 비롯됐다. 그리고 이러한 화재의 핵심 원인으로 배터리가 지목되고 있다. 리콜 역시 배터리 모듈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의 볼트EV에 배터리를 공급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리콜에 따른 책임 및 비용분담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실적에 볼트EV 리콜과 관련된 충당금 910억원을 반영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LG그룹 차원의 비용분담이 1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만 놓고 봐도 4,000억~5,000억원대의 비용분담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공모규모 최대 10조원, 상장 후 시가총액 최대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던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에도 커다란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비용분담에 따른 당장의 실적 여파도 문제지만, 잇따르는 리스크가 미래 불확실성을 높였다는 게 더 큰 문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GM 리콜에 앞서도 ESS배터리 화재, 현대자동차 코나EV 화재 등 화재 관련 파문이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

분사에서 상장까지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던 LG에너지솔루션이 악재를 뛰어넘고 연내 상장을 완료하게 될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