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8월 31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구글 인앱결제와 관련한 규제가 정식 법안으로 통과된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인 만큼 국내외 인터넷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원본 사진: 픽사베이)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구글 갑질 방지법’ 혹은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구글 인앱결제와 관련한 규제가 정식 법안으로 통과된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인 만큼 국내외 인터넷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국회는 8월 31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재석 188명 중 찬성 180명, 반대 0명, 기권 8명으로 압도적 찬성표를 받으며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된 배경은 구글이 오는 10월부터 자사의 인앱(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 적용을 의무화하고 모든 앱 및 콘텐츠에 수수료 15~30%를 인상해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네이버, 카카오를 포함한 국내 인터넷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들과 스타트업들은 이 같은 구글의 정책에 대해 강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번 구글의 인앱결제에 대해 국가 정부 정책이 제동을 건 것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처음인 만큼 해외 기업 및 국가들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을 포함한 해외 게임사 등 인터넷 콘텐츠 업계에서는 우리나라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가 좋은 선례가 됐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된 직후  ‘포트나이트’의 개발사 에픽게임스의 CEO 팀 스위니가 자신의 SNS계정에 올린 글./ 사진=SNS캡처

실제로 세계적인 인기게임 ‘포트나이트’의 개발사 에픽게임스의 CEO 팀 스위니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1963년  존 F. 케네디 미국 전 대통령이 베를린 장벽에서 말했던 것처럼(‘나는 베를린 사람이다’) 전 세계 콘텐츠 개발자들은 오늘 자랑스럽게 ‘나는 한국인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투자전문회사 웨드버시 시큐리티의 다니엘 아이브스 이사는 8월 31일 미국 CNBC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이번 법안 통과는 구글과 애플이 개발자에 부과하는 앱스토어와 수수료의 철저한 조사를 위한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라며 “이번 법안은 단지 말이 아니라 행동임을 보여주는 파급 효과 때문에 잠재적인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 소식에 국내 인터넷 업계와 스타트업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8월 31일 입장문을 통해 “앱 마켓의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이번 법안 통과로 창작자와 개발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이용자가 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정한 앱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역시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법안의 통과로 글로벌 최초로 한국에서 앱마켓 시장의 공정한 토대가 마련된 것에 자랑스러움을 느낀다”며 “혁신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앱 개발사 스타트업과 창작자 모두 이 법을 통해 앞으로의 건강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참조 

-CNBC보도: https://www.cnbc.com/2021/08/31/south-korea-first-country-to-curb-google-apples-in-app-billing-policies.html?&qsearchterm=GOOGLE%20KOREA

-에픽게임스 팀 스위니 SNS: https://twitter.com/TimSweeneyEpic/status/1432648097075707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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