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충청권 순회 경선에서 50% 이상을 득표하며 압승을 거뒀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충청권 순회 경선에서 50% 이상을 득표하며 압승을 거뒀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충청권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이 기세를 몰아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충청 지역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첫 지역 순회 경선 무대였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컸다. 충청은 대선 때마다 전체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 이 때문에 충청권 경선 결과가 전체 경선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각 대선주자들은 충청 지역 승리에 사활을 걸어왔다.

4일(대전·충남)과 5일(세종·충북) 이틀간 진행된 충청 지역 순회 경선 결과 이재명 지사는 54.72% 득표율로 2위인 이낙연 전 대표(28.19%)를 26.53%포인트 차로 누르고 승리를 거뒀다.

충청 경선에서는 그동안 이 지사 비토 성향인 강성 친문의 권리당원들이 이 지사의 과반 득표율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권 경선의 투표 참여 선거인단 3만8,463명 가운데 권리당원은 3만7,193명으로 96.70%를 차지했다. 사실상 권리당원 표심이 충청권 경선 결과를 좌우한 셈이다.

대전·충남 경선에서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이재명 지사가 55.21%, 이낙연 전 대표는 27.23%를 획득했다. 세종·충북 경선의 권리당원 투표에서도 이 지사(54.94%)가 이 전 대표(29.26%)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 이재명, 결선투표 없이 본선 직행?

민주당 내에서도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의 이 같은 득표율 격차는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반응이 나온다.

우상호 의원은 6일 TBS 라디오에서 “언론뿐만 아니라 당의 여러 가지 전략적 관계자나 또 경험이 많았던 사람들이 다 예측한 것보다는 격차가 너무 많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지사가 충청권에서 압승을 거둔 것은 그를 둘러싼 각종 도덕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권교체에 대한 위기감이 발동되면서 민주당 지지층이 본선 경쟁력을 고려한 전략적 투표를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지사 경선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원식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여전히 정권재창출보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분들이 더 많기 때문에 결국 후보 경쟁력이 누가 더 뛰어나느냐, 이 기준을 놓고 당원들이 분명하게 판단해 주신 것 같다”며 “또 두 번째는 능력이 입증된 후보라고 믿어주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낙연 전 대표의 네거티브전이 패착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상호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도덕성이나 자질, 공약 이런 것도 다 보겠지만, 1위 후보의 본선 경쟁력이 지금 여당 지지층에게 가장 중요한 투표 기준이 되고 있다. ‘조직이 세다’ 이런 것도 의미가 크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지금 결과적으로 보면 이낙연 후보의 네거티브 전술이 패착이었다는 게 드러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민주당 지역 순회 경선은 충청에 이어 대구·경북(11일), 강원(12일), 호남(25~26일)에서 예정돼 있고, 내달부터는 제주(1일), 부산·울산·경남(2일), 인천(3일), 경기(9일), 서울(10일)에서 진행된다. 이 지사가 과반 득표에 성공할 경우 10월 10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된다.

민주당 내에서는 나머지 경선에서도 본선 경쟁력을 고려한 전략적 투표 흐름이 계속 유지될 경우, 이 지사가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진출하게 될 것이라는 때이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인태 전 의원은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결선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고 본다. 저는 대개 어제 끝났다고, 느낌이 그렇다”며 “권리당원에서 저렇게까지 차이가 났으면 그건 전국이 대개 비슷할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결국 이 지사의 경선 승리를 가로막는 최대의 적은 이재명 지사 자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사가 남은 경선 기간 자충수를 두지 않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남은 변수를 꼽자면 이재명 지사가 자충수를 둘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 지사는 남은 기간 청와대와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지금과 같은 관계를 유지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앞으로도 계속 불거질 크고 작은 도덕성 논란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대응하면서도 정책과 미래 비전 제시에 집중하면서 문재인 정부와 함께 간다는 메시지를 계속 던지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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