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철 회장이 이끄는 호전실업이 뚜렷한 실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호전실업 홈페이지
박용철 회장이 이끄는 호전실업이 뚜렷한 실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호전실업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노스페이스, 언더아머 등 유명 글로벌 브랜드에 기능성 의류를 공급하는 중견기업 호전실업이 가파른 실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실적 악화의 배경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박용철 회장과 박진호 사장이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지난해 영업이익 급감 이어 상반기 ‘적자’

1985년 설립된 호전실업은 스포츠 의류 및 고기능성 아웃도어 의류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중견기업이다. 뛰어난 전문성과 기술력을 앞세워 전 세계적으로 탄탄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실적 흐름은 예사롭지 않다. 호전실업은 줄곧 3,000억원대 안팎의 매출액을 유지하며 △2015년 249억원 △2016년 279억원 △2017년 150억원 △2018년 107억원 △2019년 19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온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15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호전실업이다.

이 같은 실적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호전실업의 주요 고객사는 글로벌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인데, 이들의 실적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주춤하면서 호전실업 역시 그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다만, 향후 전망까지 암울하기만한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일상생활 및 경제활동이 차차 회복됨에 따라 호전실업의 실적은 곧 반등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애슬레저룩(가벼운 스포츠웨어)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관련 신규 고객사 유치에도 성공한 상태다. 

앞서 증권가에서도 호전실업을 향한 긍정적인 전망이 제시된 바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5월말 “올해는 글로벌 의류 시장 회복에 따라 수주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로, 하반기부터는 글로벌 1위 애슬레저 브랜드 ’룰루레몬‘ 매출까지 반영될 것”이라며 호전실업이 올해 20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SK증권 역시 지난 6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짐에 따라 올 겨울부터는 일상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아우터 비중이 높은 호전실업의 실적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전실업은 창업주인 박용철 회장이 조카 박진호 사장과 함께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흔한 ‘부자경영’이 아닌, ‘삼촌·조카경영’이라는 점이 이례적이다. 두 사람이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악화를 딛고 재도약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